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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가계빚 9700만원 돌파…대출 규제 더 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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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2. 24. 18:18

집값 상승 속 주담대 중심 부채 확대
20~40대 주담대 잔액 증가 두드러져
금융당국 대출 총량 규제 강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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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차주당 가계대출 잔액 규모가 9700만원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10·15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지난해 말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수도권 쏠림과 집값 상승 여파가 맞물리면서 전체 대출 잔액은 증가한 영향이다. 차주 수가 줄고 있음에도 1인당 금융비용 부담은 커지는 '부채의 집중'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관리 강도를 한층 높인다는 구상이다. 연간 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예년보다 더 낮게 제시하는 한편, 총량 관리의 핵심 축인 주담대에 대해선 별도 한도를 설정해 관리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연초부터 일제히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당국 기조와 보폭을 맞추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가계대출 차주당 잔액은 9739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1년 전인 2024년 말(9515만원)보다 224만원 늘었다. 차주당 가계대출 잔액이 9700만원대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차주당 잔액은 누적 가계대출 총액을 차주 수로 나눈 값인데, 가계대출 총액이 증가한 데 비해 차주 수는 소폭 줄면서 평균 잔액이 커졌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앞서 한은이 발표한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가계대출 잔액은 약 1853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51조원 늘었다.

특히 주택 수요가 높은 20~40대 연령층에서 주담대 잔액이 크게 늘었다. 작년 말 30대 차주의 평균 주담대 잔액은 전년 말보다 1880만원 늘어난 2억2541만원으로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많았다. 20대와 40대도 같은 기간 각각 1343만원, 1326만원씩 증가했다. 전체 차주당 주담대 잔액은 1억5827만원으로 868만원 늘었다.

주담대 자금은 주로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거래에 활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59.1%였던 수도권 주담대 비중은 작년 59.5%로 일 년 새 0.4%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17.9%에서 18.7%로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작년 한 해 동안 13.5% 오르며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투기과열지구 규제를 강화하는 '10·15 대책'을 내놓으면서 가계대출 증가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작년 4분기 차주당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은 3443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409만원 감소했고,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1421만원 줄었다. 30·40대 차주의 신규 주담대 취급액이 줄고 수도권과 은행권을 중심으로 대출이 축소된 점을 감안하면, 정부 규제가 실질적인 주택 수요 안정에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약 2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잠재적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관리 강도를 한층 높일 방침이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전년(1.8%)보다 낮은 수준으로 설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는 조만간 발표할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구체적인 총량 목표치를 제시하고, 주담대에 대해서는 별도 목표치를 설정해 월별·분기별로 보다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주담대 위험가중치(RWA)를 현행 20%에서 25%로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다주택자 대출 규제 강화 조치도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국의 강력한 의지에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잔액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약 765조6000억원으로, 지난달 말(765조8000억원) 대비 2000억원가량 줄었다. 감소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경우 2023년 이후 약 3년 만에 3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하게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연말마다 총량 목표치를 초과해 대출 취급이 중단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이를 차단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며 "주담대에 별도 총량 한도까지 설정될 경우 사실상 가계대출을 통한 여신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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