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올 성장률 상향에도 4년 연속 美에 뒤진다니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26010008061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2. 27. 00:0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2%로 상향 조정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반도체 수출 호조 덕분에 성장률 전망치가 불과 3개월만에 0.2%포인트 높아진 것은 반길 일이다. 하지만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15배나 큰 미국에 비해 성장률이 4년 연속 뒤질 게 유력해 저성장 탈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6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올 성장률 전망치를 2%로 상향했다. 이는 물가 상승 없이 달성가능한 최대 성장률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약 1.8%)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실질 성장률 1%보다 2배 높아지고, 잠재성장률까지 넘어선다니 최악은 면한 셈이다.

성장의 두 축인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회복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특히 반도체 경기가 수십년 만에 한번 올 '메가사이클(대호황)'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성장률 상향을 이끌었다. 지난달 수출이 658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3.8% 늘었는데 반도체 수출이 102% 급증하며 성장세를 주도했다. 이달 들어서도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134% 급증했고, 전체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4.4%에서 이달 34.7%까지 껑충 뛰었다. 주가상승 등에 힘입어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내수지표도 호전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최근 2개월 연속 상승했고,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0.5% 증가해 4년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결코 안심할 상황이 못 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조업이 올해 성장률에 0.7%포인트 정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IT부문을 빼면 올 성장률이 1.3% 정도에 그쳐 여전히 저성장이라는 얘기다. 반도체 초호황 덕분에 코스피가 6300선을 넘어설 정도로 증시가 '불장'이지만 실물경제는 싸늘해 괴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건설, 석유화학, 2차전지 등은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거셀 정도로 'K자형 양극화'가 심하다.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오히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도 이같은 불균형 성장 탓이 크다.

반면 우리나라와 경제규모가 비슷한 대만은 지난해 15년 만에 최고성장률(8.6%)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7%대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한다. 심지어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도 올해 성장률이 2.4%로 전망(IMF)돼 우리를 4년 연속 앞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대만·미국처럼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을 중심으로 투자·수출·고용이 동시에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를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 한계산업에 대한 발빠른 구조조정으로 성장의 온기가 수출 대기업에서 내수 위주 중견·중소기업과 자영업에까지 골고루 퍼지게 해야 한다.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조차 못하는 경직된 노동구조로는 저성장을 탈출할 수 없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