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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人] 한림대 신제영 교수 “지속되는 손발 저림, 혈액순환 아닌 말초신경병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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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03. 09. 18:08

지속되는 손발 저림, 신경 손상 신호일 수도
방치하면 만성 통증 위험…조기 진단 중요
“원인 교정·약물 치료로 일상 회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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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영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손발이 저리고 화끈거리면 혈액순환 문제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90% 가까이는 말초신경병 때문입니다. 무작정 지켜보거나 민간요법을 쓰기보다는 전문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손발 저림은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증상이다. 오래 쪼그려 앉거나 팔을 베고 잠드는 등 팔·다리에 압박이 가해지면 찌릿한 느낌이 나타나곤 한다. 이 때문에 손발이 저리면 단순히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증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제영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교수는 이러한 증상이 지속될 경우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혈액순환 문제가 아닌 말초신경 손상으로 인한 말초신경병 증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말초신경 중 감각신경이 손상되면 손발 저림과 화끈거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말초신경은 척수에서 나와 팔·다리·몸통 등 전신에 분포하며 운동신경, 감각신경, 자율신경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감각신경은 신경을 감싸는 보호막(수초)이 얇아 가장 먼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환자들이 말초신경병과 혈액순환 장애나 디스크로 인한 증상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병원 방문을 미루거나 내과·가정의학과·한의원 등을 전전하다 수개월 뒤에야 신경과 전문의를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말초신경병은 원인에 따라 며칠 만에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는 만큼 가급적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신 교수는 "신경통을 오랜 기간 방치하면 나중에는 약물 치료 효과가 떨어지거나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1차 의료기관에서는 신경통에 대한 전문 약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신경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면역 이상으로 발생하는 길랑-바레 증후군의 경우 2~3일 만에 걷기 힘들 정도로 나빠질 수 있다"며 "운이 나쁜 경우에는 1~2주 만에 호흡곤란이 와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거나 삼킴장애로 콧줄을 삽입하는 일도 생긴다"고 전했다.

말초신경병은 혈관 질환이나 디스크에 의한 증상보다 처음부터 양측에 대칭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디스크로 인한 신경통은 어깨부터 팔 또는 엉치부터 다리로 뻗어나가는 방사통 양상을 보이는 반면, 말초신경병은 증상이 손끝, 발끝부터 나타난다. 혈액순환 장애는 중증으로 진행하기 전에는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가 드물지만, 말초신경병증은 비교적 초기에도 감각이 둔한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심해져 근무나 학업, 수면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 시작하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말초신경병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이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이 손상돼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는데, 미세혈관 손상에 의한 대표적 합병증이 말초신경 손상이다. 국내 당뇨병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당뇨병은 말초신경병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신 교수는 "실제 외래에서 보는 말초신경병 환자 중 당뇨로 인한 환자가 20~30% 정도에 이를 정도로 당뇨로 인한 말초신경병이 가장 많다"고 전했다.

다만 당뇨병 외에도 비타민B군 결핍, 갑상선 기능저하, 신장이나 간 기능 이상, 감염 후 면역 기능 이상, 항암제 사용, 유전성 질환에 이르기까지 원인은 다양하다. 이에 말초신경병 치료의 핵심은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다. 신 교수는 "당뇨병성 신경병이라면 당뇨 조절이 급선무"라며 "당뇨가 조절 되지 않으면 아무리 약을 써도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원인이 특정되지 않는 특발성 말초신경병증의 경우도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는 중요하다. 신 교수는 "편두통도 증상을 조절하지 않으면 만성 편두통으로 이어져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듯, 약물을 통한 증상 조절 자체도 치료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말초신경병은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로 호전이 가능한 질환이다. 신 교수는 "말초신경병을 완치되지 않는 병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원인에 따라 증상 완치도 가능하다"며 "유전성 원인이라도 치료와 관리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까지 회복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검사와 약물 치료, 합병증 관리가 중요한 만큼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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