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금리는 큰폭 하락…저금리 비중 21%
고강도 부동산 규제·우량 신용대출 급증 영향
중동 분쟁에 주담대 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도
|
중동 상황으로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은행들의 대출 금리도 이달 들어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예년보다 더 낮은 수준의 가계대출 성장 목표치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차주들의 금리 부담도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 1월 취급한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식·신규취급액 기준) 평균금리는 4.58%(단순평균)로 집계됐다. 작년 1월(4.44%)보다 0.14%포인트, 2024년 1월(4.10%)과 비교하면 0.4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준금리는 3.50%에서 2.50%로 1%포인트 하락했지만,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신용대출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서민금융 제외)는 1월 기준 2024년 5.20%에서 2025년 4.93%, 올해 4.43%로 낮아졌다. 올해 1월만 놓고 보면 회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대출 금리가 담보가 있는 주택담보대출보다 더 낮은 셈이다.
금리 등락에 따라 구간별 취급 비중도 크게 변했다. 2024년에는 금리 4% 미만 주택담보대출 취급 비중이 평균 51.8%에 달했지만, 올해에는 2.0% 수준으로 급감했다. 대신 같은 기간 4~5% 미만 금리 구간 비중은 46.9%에서 94.4%로 크게 늘었고, 5% 이상 구간도 1.1%에서 3.5%로 확대됐다. 반면 신용대출은 금리 하락 영향으로 저금리 구간 비중이 빠르게 늘었다. 4% 미만 금리 취급 비중은 1.1%에서 21.3%로 증가했고, 6% 이상 고금리 구간 비중은 25.3%에서 14.0%로 낮아졌다.
주담대 금리가 상승한 배경에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자리하고 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면서 주담대 수요를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신용대출은 시장금리 하락 영향을 반영하며 금리 수준이 빠르게 낮아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고신용 차주들이 신용대출로 눈을 돌렸고, 고신용 대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신용대출 금리가 낮아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서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 초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주담대 상품 금리는 4.09~5.98% 수준이었지만, 이날 기준 4.31~6.59%로 상·하단이 모두 상승했다.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동 상황이 발생되면서 지난달 말 3.0%대까지 떨어졌던 국고채 금리가 최근 3.2% 수준으로 다시 올라섰기 때문이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는 통상 국고채 금리와 연동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이달 발표될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방안도 대출금리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전년(1.8%)보다 낮은 수준으로 설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별도의 총량 목표를 두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손재성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적정 수준보다 상당히 높은 반면, 신용대출은 고신용자 중심으로 취급이 늘면서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