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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봉법 시행… 노사정, 상생 모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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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11. 00:01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원·하청 동반 성장을 위한 고용노동부-공정거래위원회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사관계의 틀을 바꿀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노사 관계에서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노동조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 주제 간담회를 개최했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산업현장의 노사 협력 분위기를 북돋는 행보다. 고용노동부는 예고기간인 6개월간 시행령과 해석 지침을 통해 모호성과 예상되는 부작용을 줄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며 불안해한다.

기업들의 우려에는 이유가 있다. 이날 각양각색 노동자 단체들이 잇따라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집회에 나섰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이미 지난달 노란봉투법 시행과 관련해 '공동 투쟁'에 합의한 바 있다. 노조원이 14만여 명에 달하는 민노총은 법 시행과 동시에 원청 기업에 교섭 공문을 보내고 응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투쟁을 예고했다. '7월 총파업' 가능성까지 운운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청과 하청 간 '노노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임금 인상은 원청과 하청 간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는데도 임금 인상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조짐도 있다. 한노총은 '개정 노동법 대응지침'을 통해 "임금, 수당, 복리후생, 성과급 등 임금성 요구와 관련해서도 원청의 인건비 단가 직접 결정, 성과급 구조 등의 경우 원청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도 소속 하청 노조가 원청과 교섭할 때 임금 인상을 요구하도록 하는 '원청교섭 공동 요구안'을 정했다.

앞으로 최소 몇 개월간 노란봉투법 시행을 둘러싼 혼란과 갈등이 상당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혼란이 길어지고 반복된다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의도는 좋았으나 실패한' 개혁의 대명사가 될 것이다. 향후 몇 개월이 매우 중요하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는 이 법이 현실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는 '모델'을 이 기간에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교섭 대상 여부 등 주요 쟁점을 일차적으로 판단하는 노동위원회의 역할이 막중하다. 노사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동위원회가 신속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려줘야 한다. 노조 측에 편향된 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사측의 우려가 깊은 게 사실이다. 노동위원회가 최대한 균형을 맞추려 노력한다는 평가를 받아야 제도가 순항한다. 노동계 역시 파업권 행사와 무리한 요구를 자제해야 한다. 한꺼번에 모든 걸 얻겠다는 자세라면 곤란하다. 사측도 모든 갈등을 소송으로 끌고 가 해결하려는 자세를 지양해야 한다.

대미 관세·글로벌 공급망 재편 리스크에다 중동전쟁까지 겹쳤다. 이러한 열악한 경영 환경에서 국내 노사 관계마저 흔들려 경제에 타격을 주는 일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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