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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항 신선대부두,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 |
그는 인공지능(AI) 충격, 트럼프 관세 충격, 중국의 기술 진보 충격 등을 거론한 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29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원장은 서울대 교수 시절 지난 30년 동안 한국의 장기성장률이 5년마다 약 1%포인트씩 하락했다는 '5년 1% 하락 법칙'을 주장해 주목받았다. 그 연장선에서 경제성장률을 10년가량 평균을 내서 보는 장기성장률이 지난해에 이미 0.9%로 떨어졌고, 2030년대에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역대 정부가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폈는데도 왜 이렇게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 김 원장은 보수와 진보 정권 상관없이 '총수요부양책'을 통해 진통제 성격의 정책을 지속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건설경기 부양과 저금리·확장적 재정정책 등을 반복해서 추진하다 보니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만 급등시켰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가 이해관계자들의 저항이 무서워 경제의 기초체력을 기르는 구조 개혁은 회피하고, '인기 영합적' 재정 지출만 늘려 왔다는 조동철 전 KDI 원장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4만585달러로, 4년 만에 '3만 달러 트랩'에서 탈출했다. 반면 한국의 1인당 GNI는 12년째 3만 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일본도 1인당 GNI에서 3년 만에 한국을 앞질렀다. 물론 원화 가치 하락 영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만의 성장률이 8.7%로 '퀀텀 점프'했고, 일본도 성장률 1.2%로 한국(1.0%)을 추월했다. 일본의 성장률이 한국을 앞선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정부도, 민간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김 원장은 성장 해법으로 창조형 인적 자본을 통한 기술 혁신을 제시했다. 최근 AI 발달로 모방형 지식노동이 무용지물이 됐다며 국가 성장동력을 모방에서 창조형 인적자본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가 '진짜 성장'을 내걸었지만, 지금까지만 보면 역대 정부와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 오히려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더 심해졌고, 친(親)기업 기조는커녕 친노동 일색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부는 신임 KDI 원장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