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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한중일EU 포함 16개 경제주체에 301조 조사…대법원 무효화 관세 ‘대체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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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12. 08:59

중국·멕시코·베트남 등 주요 교역국 대상
싱가포르 제외
대미 상품무역 흑자 경제주체
외국 제조업 '과잉 생산 능력' 집중 조사
대법원 IEEPA 관세 무효화 이후 관세 체계 재구
7월 전 추가 관세 가능성
관세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백악관 집무실 사진에 '관세 왕'이 적혀 있다./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1일(현지시간) 한국·중국·일본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한 16개 경제주체를 상대로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한 사전 절차인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연방관보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조사 대상으로 한국과 중국·일본·EU·싱가포르·스위스·노르웨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캄보디아·태국·베트남·대만·방글라데시·멕시코·인도 등 총 16개 경제주체를 명시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행동·정책·관행에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다. 이번 조사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1977년 제정)에 입각해 부과되고 있던 상호관세 등을 연방 대법원이 지난달 20일 무효로 함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대체 관세'를 도입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 대법원 판결 뒤 '대체 관세' 복원 절차 착수

이번 조사는 연방 대법원에 의해 무효화된 관세 시스템을 부활시키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1974년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새로운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 하고 있으며, 조사와 협의, 청문회 절차를 거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은 10% 글로벌 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150일간 유지되는 임시 조치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이 기간이 끝나기 전에 301조 조사를 마무리해 상호관세 무효화 이후의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매체들은 이번 조사가 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된 관세 체계를 대체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1조 관세가 대법원이 무효화한 트럼프 행정부 관세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고, 뉴욕타임스(NYT)는 새로운 무역 조사들이 7월 이전 관세 부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NBC뉴스는 현재 10% 글로벌 관세가 1974년 무역법 122조에 따라 150일 동안만 유지되는 임시 조치라고 전했고,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 당일 150일 임시 10% 글로벌 관세를 발표한 뒤 이를 15%로 높이겠다고 공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상호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57개 경제주체(56개국·지역+유럽연합<EU>)별 상호 관세율이 적힌 차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AP·연합
◇ 조사 초점, '과잉 생산 능력'과 불공정 무역 관행

이번 조사의 핵심은 외국 제조업 부문의 '과잉 생산 능력(excess capacity)'에 맞춰져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 교역 상대국의 과잉 생산과 수출 중심 생산 구조가 미국의 크고 지속적인 무역 적자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조사 대상이 되는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는 보조금 사용·국내 임금 억제 정책·국영 기업의 역할·외국 제품 시장 접근 장벽·불충분한 노동 및 환경 보호·사회 안전망·보조금 대출·환율 조작 등이 거론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별로 다른 무역 관행을 폭넓게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이번 조사가 외국 공장 부문의 '과잉 생산 능력'을 조사할 것이며 이것이 과잉 생산과 해당 국가들과의 크고 지속적인 미국의 무역 적자를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또 조사 대상 무역 관행으로 보조금 정책·임금 억제·국영기업 역할·시장 접근 장벽·노동 및 환경 보호 수준·사회 안전망·보조금 대출·환율 정책 등이 검토될 수 있다고 전했다.

WSJ는 이번 조사가 보조금을 통해 저가 상품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산업 과잉 생산을 겨냥한 것이라며 이러한 관행이 미국 제조업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EU 무역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중앙 오른쪽)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025년 7월 2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자리에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오른쪽부터)·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그리고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집행위원회 무역담당 부위원장(오른쪽 여섯번째) 등이 배석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16개 경제주체 대부분 대미 상품무역 흑자

로이터통신은 조사 대상 16개 경제주체 가운데 한 곳을 제외한 모두가 미국과 상당한 상품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5년 미국 상품 무역수지 자료를 보면 EU의 대미 상품 무역 흑자가 2187억5000만달러로 가장 컸고, 중국 2020억7100만달러·멕시코 1969억1300만달러·베트남 1781억8300만달러·대만 1467억5600만달러 순이었다.

이어 태국 718억5600만달러·일본 638억8300만달러·인도 582억1600만달러·한국 564억1600만달러·스위스 343억400만달러·말레이시아 307억9100만달러·인도네시아 237억1600만달러·캄보디아 149억2800만달러·방글라데시 71억4600만달러·노르웨이 20억69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싱가포르는 35억5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조사 대상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이 상품 무역 흑자를 기록한 경제주체다.

2024년과 비교한 증감에서는 대만이 730억3800만달러, 베트남이 547억2600만달러, 멕시코가 254억2200만달러 늘었고 태국도 263억6400만달러 증가했다. 반면 한국은 95억5100만달러, 일본은 55억900만달러, 스위스는 39억7900만달러 줄었고, 중국은 934억4400만달러, EU도 171억2400만달러 감소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사가 대법원이 최근 불법으로 판결한 관세를 복원하기 위한 긴급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한미무역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네번째)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테이블 우측 가운데)·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구 부총리 우측)·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좌측) 등 한국 무역협상 대표단이 2025년 7월 30일 백악관에서 한·미 협상을 벌이고 있는 모습으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 장관(타이블 좌측 오른쪽 두번째)이 8월 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사진.
◇ 5월 초 공청회, 4월 중순까지 의견 제출

미국은 301조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기 전에 조사와 외국 정부와의 협의, 청문회, 의견 제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번 과잉 생산 능력 조사와 관련한 공청회는 5월 초 열릴 예정이며 기업들은 4월 중순까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사에 통상 수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임시 관세가 만료되는 7월 중순 전에 최대한 결론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WSJ는 301조 조사가 보통 수개월 또는 수년이 걸릴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임시 관세가 만료되는 7월 중순까지 조사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 추가 조사도 예고…강제 노동·디지털 서비스 등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사 외에도 추가 무역 조사를 예고했다. 이번 주 후반에는 강제 노동으로 만든 상품 수입과 관련한 두 번째 조사가 발표될 예정이며 약 60개국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또 디지털 서비스·의약품 가격 책정, 쌀과 해산물 같은 부문의 불공정 무역 문제도 추가 조사 대상으로 거론됐다. 디지털 서비스세와 환율 조작 의혹도 조사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NYT는 강제 노동 상품 수입 금지와 관련된 새로운 조사도 곧 발표될 예정이며 약 60개국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NBC뉴스도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상품 수입과 관련한 두 번째 조사가 추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번 조사가 디지털 서비스세와 환율 조작 의혹 등을 조사 대상으로 포함할 수 있다고 전했다.

◇ 기존 무역협정과 충돌 가능성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미 협상이나 합의를 진행한 교역 상대국들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 많은 국가가 기존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과 협상하고 양보했지만, 대법원 판결로 상당수 관세가 무효화된 뒤 다시 새로운 301조 조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당사국이고, EU도 미국과 무역 협의를 진행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가 기존 무역 합의와 어떤 관계를 가질지 주목된다.

NBC뉴스는 EU가 지난해 발표된 미국과의 무역 합의 비준 절차를 중단한 상태라면서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이 미국 대법원 판결과 트럼프 행정부의 10% 관세가 극심한 관세 혼선을 초래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NBC뉴스는 스위스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21~22일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당시 스위스 대통령 카린 켈러-주터와의 개인적 불만을 언급하며 스위스 관세를 39%로 결정했다가 이후 15%로 낮췄다고 말한 일화를 소개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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