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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기’ 벗어난 한국야구, ‘4강 신화’ 재현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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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6. 03. 13. 09:47

가까스로 오른 8강 토너먼트
핵타선 도미니카 넘으면 '4강'
4강전 상대는 미국 될 가능성
'벌떼 계투진'의 집중력 재요구
도미니카전 앞두고 경기장 살펴보는 류지현 감독
류지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준준결승전 경기를 앞두고 열린 공식훈련에서 경기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
"급할수록 느리게 가라"는 말이 있다. 세계 최강의 타선을 자랑하는 도미니카공화국과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8강을 앞둔 한국 야구에 적용돼야 할 말이다. 시속 160km를 던지는 메이저리거들을 상대로 홈런을 펑펑 터뜨리는 도미니카 타선은 구위보다 기교로 승부해야 승산이 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한국시간 기준 14일 오전 7시30분 미국 마이애미에서 17년 만의 WBC 4강 진출에 도전한다. 2006년 4강 신화를 썼던 한국은 2회 대회인 2009년 대회에선 준우승하며 세계 중심에 섰다. 그 사이 한국 야구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8전 전승이라는 위대한 업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이후 한국 야구는 황금기를 구가하며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우승하기까지 미국·일본과 더불어 세계에서 제일 야구를 잘 하는 나라 반열에 올랐다.

이후 한국 야구는 급격히 내리막 길을 걸었다. 황금세대인 박찬호·김병현·최희섭 등 메이저리거를 필두로 오승환·이대호 등 일본파, 김태균·정대현·이범호·이용구 등 국내파의 조화가 일품이었던 대표팀은 이들의 노쇠화와 세대 교체 실패가 겹치며 암흑기에 들어섰다.

2013년 제3회 대회에선 WBC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 때만 해도 국내외 야구팬들은 '이변'으로 부르며 한국 야구가 잠시 흔들렸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프리미어12 초대 우승국에 오르며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2023년 대회에서 연거푸 1라운드에서 탈락하자 한국 야구가 더 이상 세계 무대를 호령했던 야구 강국의 면모를 완전히 잃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타선은 그럭저럭 대회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며 제몫을 해줬다면, 문제는 투수진이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윤석민(은퇴)로 대표되는 토종 선발 '빅 4'의 뒤를 잇는 선발 자원이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불혹의 류현진이 토종 선발 중 가장 믿을 만한 카드라는 게 이를 방증한다. 한 살 어린 김광현도 전성기를 한참 지난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국내 무대에선 그를 넘어선 선발 투수가 없다. 꾸준함의 대명사 양현종도 마찬가지다. 윤석민은 부상으로 일찍 은퇴했지만, 단기 임팩트만큼은 일명 류·양·김 만큼 대단했다.
도미니카와 경기 앞두고 훈련하는 야구대표팀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존스와 선수들이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준준결승전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
◇무서운 도미니카 타선 막으려면 '호주전' 집중력 재현해야

역시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 일전은 투수진이 얼마나 메이저리거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느냐다.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체코에 4실점, 일본에 8실점, 대만에 5실점 했던 우리 마운드는 마지막 호주전에서 단 2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기적을 썼다. 분위기를 확실히 반전시키며 기세도 좋은 상황이다.

선발에선 류현진이, 계투진에선 노경은(SSG 랜더스)이 중심을 잡으며 마운드를 재정비하고 있다. 도미니카 타선과 호주 타선간 비교는 무의미할 만큼 화력에서 많은 차이가 나지만, 역시 야구에서 단기전은 그날 몸상태와 분위기에 크게 좌우된다. 이미 한국은 지난 WBC 3위, 준우승 당시 메이저리거가 즐비한 베네수엘라와 미국 타선을 완벽히 잠재운 바 있다. 그때도 우리 투수진이 막강한 화력을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보란듯이 해냈다. 단기전은 그만큼 예측하기 어렵다.

이번에도 호주전에서의 집중력이 재현된다면 4강에 오르지 못할 법도 없다. 호주전에선 노경은을 필두로 박영현(kt wiz), 조병현(SSG), 데인 더닝(시애틀 매리너스) 등 연속 등판한 투수들이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김택연(두산 베이스)과 소형준(kt)이 자책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그걸로 뭐라할 팬들은 없다. 다행히 김택연이 자초한 위기를 조병현이 매조지었고, 소형준은 2이닝 동안 솔로홈런 하나만 허용했을 뿐이다. 다시 재정비하면 된다. 특히 김택연은 일본전에서 1.2이닝 동안 무실점한 피칭을 기억하며 몸상태를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

준비는 끝났다. 도미니카공화국을 넘어서면 다시 4강이다. 4강에선 미국-캐나다 경기의 승자와 붙는다. 결승전은 18일(한국시간) 열린다. 빡빡한 토너먼트 일정인 만큼 마운드의 효과적인 운용과 선수들의 피로도 회복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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