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호텔·단체급식 현장 디지털 전환
AI 카메라·협동로봇으로 운영 효율↑
아워홈 등 캐시카우 기반 신사업 육성
김동선 부사장 독자 경영 역량 가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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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이번 시너지 실험을 인적분할 이후 김동선 부사장의 독자 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한다. 호텔앤드리조트, 갤러리아, 아워홈 등 라이프 부문이 가진 안정적인 현금 흐름(캐시카우)을 기반으로 로보틱스와 AI 등 테크 부문의 신사업을 육성하는 구조다. 이러한 전략은 이미 서비스 현장에서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16일 한화그룹의 테크·라이프 솔루션 부문은 최근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서비스 현장의 디지털 전환(DX)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갤러리아백화점과 호텔·리조트 등 고객 접점이 많은 사업장에는 한화비전의 고성능 AI 카메라와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이 전면 배치된다.
백화점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데이터 수집의 전초기지가 된다. 도입 추진 중인 AI 카메라는 매장 내 고객 동선과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어떤 매장에 고객이 오래 머무는지, 어느 구역이 붐비는지 파악해 인력을 유연하게 배치하고 매장 구성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또 보안 측면에서도 이상 징후를 즉각 감지해 직원에게 알림을 보내는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 안전과 편의를 동시에 잡는다.
식음료(F&B) 부문에서는 로봇이 실무를 담당한다. 한화로보틱스의 와인 브리딩 로봇 '비노봇'과 조리 로봇이 대표적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협력이 본격화되면 고객 응대와 서비스의 질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화그룹의 핵심 라이프 사업 축으로 합류한 아워홈도 첨단 기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아워홈은 단체급식 및 식자재 유통 현장에 한화비전의 AI 기술을 시범 도입해 식품 위생과 안전 관리 수준을 한 차원 높인다. AI 카메라로 조리사의 위생복 착용 여부와 수칙 준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온도 변화나 소음을 감지해 화재 등 대형 사고를 예방하는 솔루션 등이 그 예다.
공급망 관리(SCM) 체계도 혁신한다. 입고 시 바코드와 영상 촬영을 결합한 BCR 카메라가 재고를 자동 등록하고, AI가 스스로 부족한 식자재를 판단해 주문하는 '지능형 자동 발주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이는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협업은 신설 지주가 내건 '피지컬 AI 플랫폼'이라는 미래 청사진을 구체화하는 첫 행보다.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그룹 내 테크와 라이프 사업의 역량을 결합해 기술과 서비스 공간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사업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신설 지주는 자동화 기술을 모듈화해 외부 사업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서비스 로봇과 분석 솔루션의 결합으로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물류 자동화 역량에 식자재 네트워크를 더한 턴키 솔루션까지 가세해 신설 지주의 미래 먹거리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총 4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설비투자 2조1000억원,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R&D 투자 2조원, 인접 시장 진출을 위한 M&A 6000억원 등이다.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재원은 라이프 부문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과 선제적인 자산 유동화를 통해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아워홈 등 견고한 영업이익을 내는 '캐시카우' 계열사들의 사내 유보금을 투자 동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최근 김동선 부사장이 한화에너지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약 8250억원의 자금과 600억~700억원대 파이브가이즈 사업권 매각 등 비핵심 자산 정리를 통해 마련한 실탄이 신사업 구축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한화갤러리아 주가가 지난해 연말 대비 약 70% 이상이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5000억원대로 커졌다. 이를 통한 자금 조달 유연성도 높아졌다. 향후 한화로보틱스 등 유망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나 전략적 투자 유치 등 추가적인 자본 조달 가능성도 열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