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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조치 있었지만 막지 못했다…경찰, 스토킹 사건 1만5000건 재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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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03. 18. 11:25

고위험 가해자엔 구속·전자장치 부착·유치 신청
관계성 범죄 대응 수위 높여
피해자 접수 당일 조사·방문조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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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남양주 가정폭력·스토킹 여성살해사건 긴급대응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섰다.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이자 접근금지 조치 대상이던 가해자가 결국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 보호 체계의 허점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경찰청은 18일 오전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주재로 전국 시도경찰청장과 경찰서장이 참여하는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남양주 사건 대응과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유 직무대행은 회의에서 "가해자가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로 재범 위험성이 높았음에도 피해자로부터 격리하는 등 경찰 대응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는 4월 2일까지 경찰이 수사·관리 중인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 사건을 경찰서장이 직접 챙겨 전수조사하고, 고위험 가해자에 대해서는 구속과 전자장치 부착, 유치 신청 등 가능한 조치를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전수조사 대상은 우선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관계성 범죄 1만5000여건이다. 이후 임시조치·잠정조치 등 보호조치 대상 사건과 최근 3개월간 2회 이상 신고된 사건까지 점검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경찰은 관계성 범죄 사건의 경우 접수 당일 피해자 조사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고, 필요하면 방문조사도 병행해 보호·안전조치와 가해자 격리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제도 보완 작업도 함께 추진된다. 경찰청은 이번 사건 감찰조사를 통해 드러난 현장 문제점을 토대로 실효적인 가해자 격리 방안, 법무부와의 전자발찌 대상자 정보 공유, 전자발찌와 스마트워치 연동 등 그간 제기돼 온 보완책을 전반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유 직무대행은 "관계성 범죄 피해자들이 추가 범죄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은 경찰의 핵심 책무"라며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틀 안에서 최대한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40대 남성 A씨는 현재 살인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남양주북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건강을 회복한 뒤 진술 조사를 받기 시작했지만, 자신의 인적사항 외에 범행 동기와 경위 등 핵심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추가로 확보되는 증거를 토대로 A씨 상태에 맞춰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A씨는 사건 당시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3호와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1·2·3호가 적용된 상태였다. 피해자와의 연락은 물론 주거지와 직장 100m 이내 접근도 금지돼 있었다. 그럼에도 사건 발생 전 피해 여성 B씨 차량에서는 A씨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 장치가 두 차례 발견됐고, B씨는 공포 속에 여러 차례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전 B씨 직장 주변을 미리 답사한 정황도 포착됐다.

A씨는 검거 당시 불상의 약물을 복용해 체포 직후부터 병원 치료를 받아왔으며, 경기북부경찰청은 A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이번 사건 직후 이재명 대통령도 스토킹 범죄 대응체계 전반의 보완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스토킹 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방지 대책이 미흡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적극적으로 격리하고, 가해자의 위치 정보를 신속히 파악하며, 전자발찌와 스마트워치를 연동하는 등 피해자가 보다 세심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관련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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