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지휘·감독 사라진 檢… 警 견제할 ‘전건송치 복원론’ 대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19010005613

글자크기

닫기

정민훈 기자

승인 : 2026. 03. 18. 17:57

檢보완수사로 뒤집힌 사건 4년새 2배
공소청 검사 권한 줄어 검증장치 실종
"결국 국민에 피해… 보완수단 필요"
공소청 검사의 경찰·중대범죄수사청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사라져 견제 장치가 약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건 송치' 복원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찰의 판단을 검증할 사법 통제 장치가 사라지면서 수사 오류, '표적수사' 또는 '봐주기 수사'를 걸러낼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전건 송치를 통해 수사기관 간 상호 견제 기능을 두텁게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 기조로 공소청 검사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없애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전건 송치'가 재부상하고 있다.

전건 송치는 경찰이 처리한 사건을 모두 검찰에 넘기는 제도다.

검사가 경찰의 불송치(무혐의) 사건 결과까지 재검토해 수사 오류를 확인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은 사건 처리 결과를 한 번 더 검증받을 수 있는 절차적 기회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이 제도는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됐다. 과거 경찰은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겼지만,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이 부여되며 '전건 송치' 기능이 사라졌다. 이에 경찰은 무혐의 처분한 사건의 경우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제도 변화로 경찰 수사 결과를 재확인할 장치가 부족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에 대한 견제·통제 장치가 느슨해지면서 비위로 이어지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최근 서울북부지검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피의자의 편의를 봐주며 뇌물을 챙긴 혐의로 현직 경찰관인 A 경감을 재판에 넘겼다.

A 경감은 2018년 1월 법원 경매 투자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80대 여성 B씨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B씨에게 뇌물을 받고 고소 취소를 받아낸 뒤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검찰의 보완 수사를 통해 실체가 밝혀졌다.

불송치 사건도 관련 자료를 검찰에 90일간 보내야 하며, 이 기간 동안만 검찰이 사건을 살펴볼 수 있다. 검찰은 보완 수사 과정에서 추가 뇌물을 적발했으며, A 경감이 변호사 자격 없이 지인에게 형사사건 고소장을 작성한 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사실도 밝혀냈다.

전건 송치의 필요성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경찰의 불송치(무혐의 등) 사건 가운데 피해자 등의 이의신청으로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결론을 뒤집은 사건은 최근 4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의 불송치 처분 사건 중 고소·고발인, 피해자의 이의신청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5만3406건으로, 2021년(2만5048건)과 비교해 약 2.1배 증가했다.

특히 이의신청 송치사건 중 검찰이 경찰의 결론을 뒤집어 기소한 건수도 해마다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528건, 2022년 944건, 2023년 1054건, 2024년 1086건, 2025년 113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찰 수사 결과가 검찰의 재검토 과정에서 상당 부분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전건 송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된다.

이에 보완수사권을 중심으로 한 부분적 견제 장치가 대안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는 전건 송치와 보완수사권 도입 여부를 명시적으로 확정하지 않고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해 9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전건 송치' 제도 부활을 검토해 보겠다는 취지의 뜻을 표했다.

정 장관은 이 당시 "전건 송치 제도 부활을 장관이 적극 검토해 달라"는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네, 알겠다"고 답한 바 있다.

법조계에선 수사·기소기관 간 견제 장치가 약화된 상황에서 '전건 송치', '보완수사권' 등 점검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기존 제도는 수사 단계에서 미비 또는 오류를 보완할 수 있어 적기에 수사가 이뤄질 수 있었지만, 오는 10월부터 바뀌는 형사사법 체계에선 신속한 사건 처리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며 "공소청에 사건이 도달해야만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사건 지연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 역시 "경찰·중대범죄수사청의 수사 결과를 한 번 더 점검 받을 수 있는 사건 관계인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결국 피해는 국민이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민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