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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월세 올려 보유세 납부”… 세금인상 신중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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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20. 00:00

/연합
올해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이 5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급증한 보유세 부담이 전월세 시장으로 옮겨붙을 조짐이다. 집주인들이 늘어난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를 납부하기 위해 월세나 전세보증금을 더 올려 세입자에게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1주택자라도 비거주용이라면 보유세를 인상하겠다는 태세이지만, 전월세 시장 불안을 고려해서라도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둘째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은 4.79%에 달했다. 월세 상승폭은 이보다 더 크다.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1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나 껑충 뛰었다. 최근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4주 연속 하락하는 등 매매시장은 안정세로 돌아선 반면, 전월세 시장 불안은 오히려 더 심화하고 있다. 공급부족 탓에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한 데다, 5월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부활 등으로 기존 아파트 시장에선 전월세 매물이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트 보유세 기준인 공시가격마저 급등해 앞으로 임대료 상승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18.67% 상승했다. 집값 급등기였던 2007년 24.82%, 2021년 19.89%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에선 공시가격이 20% 이상 높아져 보유세 증가율이 50%를 넘는 곳도 속출할 전망이다. 세법 개정 없이도 세금 부담은 한 해에 최고 50%까지 늘어나는데, 지방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까지 합치면 실제 보유세 증가율은 50%를 초과할 수 있다. 게다가 1주택자 기준 종부세 부과대상(공시가격 12억원 초과주택)도 48만7362명으로 지난해보다 17만명이나 늘어났다.

집 한 채만 갖고 있을 뿐 국민연금이나 이자·배당소득 외 변변한 소득이 없는 고령의 은퇴자 등이 한 해 수백만~수천만원의 보유세를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게다가 공시가격은 지역 건강보험료, 기존 연금 등에도 적용돼 부담이 가중된다. 집 주인들이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면서 전월세값이 급등하는 부작용은 지난 진보정권에서 이미 뼈저리게 경험했다. 보유세율이 1%포인트 오르면 세 부담 증가액의 30%가 전세보증금에, 40~50%가량은 월세에 각각 전가된다는 과거 통계도 있다.

이런데도 정부는 이른바 '비거주용 똘똘한 한 채'도 규제하겠다며 보유세 인상이나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부동산 세금은 핵폭탄과 같다. 집값을 잡겠다는 의욕이 너무 앞서면 세입자 등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 정부는 1주택자 보유세율 인상 같은 무리한 카드는 당장 접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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