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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 패러다임 바뀌었다”…생산적금융 경쟁력은 기업 심사 역량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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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6. 03. 19. 18:26

이재명 정부 핵심 경제정책인 생산적 금융 대전환으로 인해 은행들의 고심이 커졌다.

기업금융 패러다임이 안정적인 담보 중심에서 성장 가능성과 차별화된 사업성에 기반을 둔 고위험·고수익 형태로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과도기인 만큼 은행들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특히 성장 잠재력과 사업성을 심사할 능력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때문에 최근 주요 은행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기능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우량하고 잠재력을 갖춘 기업을 선별하지 못해 은행들 사이 우량 기업 '뺏고 뺏기 경쟁'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54조3288억원이었다. 이는 전달보다 6조9758억원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업금융이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들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폭 중 60%가 대기업에 몰려있었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추진하면서 은행에도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등 사업성 있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 최근 은행권 중기금융 증가세는 주춤한 모습이다. 2월 5대은행 중기대출 증가율은 2.4%로 지난해(4.6%)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은행이 그동안 안정적인 담보 중심 기업금융을 해왔는데, 사업의 혁신성과 기업의 잠재적 성장성에 중점을 두고 자금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요 기업 밀집지역에서 은행간 기업금융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들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을 뺏기 위한 경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은행들이 판단하고 있는 우량기업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금리를 깎아 경쟁은행의 우량 기업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들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역마진을 보면서도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은행권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생산적 금융이 지속될수록 은행들의 경쟁력 격차가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산적금융은 금융시장 자금이 실물경제의 성장과 가치창출로 이어지는 곳에 공급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은행 영업도 기존 담보 위주의 대출에서 사업성과 성장 가능성에 기반을 둔 대출로의 전환"이라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이 우량 대출처를 구별할 수 있는 선별 능력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의 선별 기능이 적절히 작동하면 생산성이 높거나 발전 가능성이 커 부도 가능성이 작은 차주에 자금이 지원돼, 자원 배분 효율성이 높아지고 경제 전체의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앞으로 은행의 생산적 금융 경쟁력은 우량 기업을 발굴하는 심사 능력에 있다는 얘기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경쟁 은행의 우량기업을 뺏는 유치 경쟁은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은행들이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갖춘 새로운 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선별 및 심사 역량을 강화하는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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