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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주총 시즌 돌입… 키워드는 ‘집중투표제·감사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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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3. 19. 17:46

상법개정에 지배구조 투명성 역점
주주의결권 강화 전자투표 등 안건
미래에셋, 공격적 인센티브 설계
NH, 제3자 유증 한도 50%로 ↑
삼성 PEF진출 등 신사업 명문화
5대 증권사의 주주총회가 이달 말까지 잇따라 열린다. 올해 주총 안건은 정부의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요구에 따라 집중투표제 도입, 감사위원 인원 확대 등이다. 이번 정부에서 추진한 상법 개정으로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서 소액주주들의 의견 반영 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각 사는 역점을 두는 사업 과제를 주총 안건에 담아냄으로써 투자자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 인재 확보·자본 조달·신사업 진출 등 증권사들이 주총에서 선보인 방향성은 업계가 앞으로 어떤 경쟁을 펼쳐나갈지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일 삼성증권 주총을 시작으로 24일 미래에셋증권, 26일 NH투자증권·키움증권, 27일 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 주총이 개최될 예정이다.

5대 증권사가 공통적으로 수용한 변화의 출발점은 상법 개정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2차로 개정된 상법은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한다. 이에 5대 증권사 모두 올해 주총에서 관련 정관 개정을 일제히 처리한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보유 주식 수에 이사 선임 수를 곱한 만큼의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집중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소액주주가 지지하는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사진과 별도로 선임하는 감사위원 수도 기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늘린다. 대주주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된 감사위원을 늘려 경영진 견제 기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증권사들은 주주의 원격 참여가 가능한 '전자주주총회' 개최 근거도 마련한다. 그동안 주총은 특정 날짜와 장소에 집중돼 소액주주들이 직접 참석하기 어려웠는데, 올해부터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스마트폰이나 PC로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공통 과제를 소화한 각 사의 개별 안건에서는 고유의 전략이 선명하게 엿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공격적인 인센티브 설계를 주요 안건으로 내세웠다. 사내이사 3명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와 함께, 임직원 217명을 대상으로 479만주 규모의 대규모 스톡옵션 부여 안건을 상정한 것이 골자다. AI·IT 분야 핵심 인재와 성과 우수자를 확보·유지하기 위한 보상 체계를 경영진에서 실무 인력까지 광범위하게 확대한 것으로, 인재 쟁탈전이 치열한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경쟁력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미래에셋증권은 여기에 더해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을 원칙적으로 소각하는 안건도 함께 올렸다. 자사주 처리 방식을 제도적으로 못 박음으로써 주주환원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NH투자증권은 자본 조달의 유연성과 기동력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 발행(유상증자) 한도를 발행주식 총수의 30%에서 50%로 확대하는 안건이 핵심이다. 앞서 NH증권은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요건을 맞추고자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통해 6500억원을 수혈받은 바 있다.

NH투자증권이 이 한도를 대폭 올린 것은 인수합병(M&A) 또는 신사업 투자 등 향후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올 때 신속 대응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NH증권 관계자는 해당 안건에 대해 "지주로부터의 지원만을 전제로 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이번 주총을 통해 새로운 사업 영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정관 개정 안건에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의 업무집행사원 업무'를 목적 사업으로 신설함으로써 사모펀드(PEF) 운용 시장 진출을 명문화했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중심의 수익 구조를 이어온 삼성증권이 대체투자로 발을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춰 삼성증권은 지난달 금융권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300억원 규모의 부동산 PEF를 조성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올 주총 시즌과 맞물려 집계된 주주환원율은 뚜렷한 격차를 나타냈다. 주주환원율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주는 비율을 뜻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주주 친화 경영을 실천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NH투자증권이 52.0%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미래에셋증권(40.8%), 삼성증권(35.5%), 키움증권(33.4%), 한국투자증권(25.1%) 순으로 집계됐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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