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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특사경’ 손보려다 사법통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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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승인 : 2026. 03. 25. 19:00

정민훈 기자
"특사경은 형법·형사소송법 전문 조직이 아닙니다."

공소청법에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 권한이 삭제된 것과 관련해 재경지검에서 근무하는 A 부장검사는 깊은 한숨을 내쉰 뒤 이같이 말했다.

A 부장검사는 "특사경을 지휘한 경험에 비춰보면 검사의 역할은 법률 검토와 수사 절차가 적법하게 준수됐는지 살펴보는 것"이라며 "검사는 특사경 수사에서 법률 조언자다. 검사의 직무에서 특사경 수사 지휘권을 없앤 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걷어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특사경은 특정 분야에 한정해 행정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한 제도다. 정부는 1956년 제정된 사법경찰직무법을 근거로 특사경 제도를 도입했고, 삼림·해사·전매·세무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특사경이 중앙정부 또는 지자체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검찰이 우려하는 부분은 특사경의 전문성이다. 특사경은 행정공무원 조직이라는 특성상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인 형법·형사소송법에 대한 이해와 실무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또한 특사경은 행정공무원 사이에서 '기피' 부서로 불리며 인사도 잦아, 수사 경험과 노하우가 조직 안에 축적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러한 지적은 실제 지표로도 확인된다. 대검찰청이 집계한 '특사경 사건 관련 통계'를 보면 2024년 특사경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 건수는 모두 7만2835건(중앙행정기관 5만1876건·지자체 2만961건)으로, 이 중 3만2765건(44.9%)만 재판에 넘겨졌다. 즉, 특사경이 검찰에 넘긴 사건 절반 이상이 범죄 혐의가 충분히 다듬어지지 못했거나 법리·증거 측면에서 재판에 부칠 수준에 이르지 못한 셈이다.

같은 해 검찰이 특사경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한 건수는 4만6083건(중앙행정기관 2만5823건·지자체 2만260건)을 기록했다. 특히 지자체 소속 특사경의 송치 사건 수와 검찰의 수사지휘 건수 차이가 701건에 불과하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는 지자체 특사경이 검찰에 넘긴 사건 대부분이 검찰의 수사지휘를 거쳐 처리됐다는 뜻이다.

이 같은 양상은 2024년에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2020년부터 2023년 사이에도 큰 틀에서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개혁 후속 입법은 이제 각론에 접어들었다. 공소청법에서 검사의 직무 중 특사경에 대한 수사 지휘·감독 권한이 빠졌지만, 형사소송법과 법무부령에는 아직 살아있다. 여권 강경파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라는 기조에 따라 검사의 수사 지휘 권한을 대폭 줄이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사법통제' 최후의 보루인 형소법 개정을 놓고 형사사법 체계의 균형점을 어디에 둘지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견제 없는 수사는 언제나 인권 침해와 오판의 위험을 키워왔다. 특사경 수사에 대한 검사의 지휘권까지 없애는 방향으로 형소법이 손질된다면, 검찰개혁은 '통제 공백'이라는 더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정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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