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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영구 종전·제재 해제’ 역제안…트럼프 “다리도 발전소도 없애겠다” 7일 시한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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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07. 03:19

이란, 중재국 45일 휴전안 거부·10개항 역제안 전달…"일시적 휴전, 이성적 선택 아냐"
트럼프 "중요한 진전, 충분치 않아"...데드라인 압박
협상 결렬 시 전면전 리스크
USA TRUMP IRA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이란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EPA·연합
이란이 이집트·파키스탄·터키 중재국들이 마련한 45일 휴전안을 공식 거부하고 제재 해제·영구 종전을 담은 10개 항 역제안을 파키스탄에 전달했다고 이란 관영 IRNA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반응에 대해 "중요한 진전이지만 충분치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 동부시간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 협상 최후통첩 시한을 재확인했다.

◇ 중재국 45일 휴전안 걷어찬 이란…'영구 종전' 10개 항 역제안

이란 정부는 이날 총 10개 항으로 구성된 종전안을 중재국을 통해 전달하며 일시적 휴전 수용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 IRNA가 전했다. 이란이 제시한 핵심 요구 사항은 △ 역내 군사적 충돌 전면 중단 △ 호르무즈 해협 안전 항행을 위한 새 프로토콜 수립 △ 전후 재건 지원 △ 대(對)이란 경제 제재 해제 등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이 향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타격하지 않겠다는 보장도 요구 항목에 포함됐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된 미국의 '15개 조 평화안'이 "지나치게 과도하며 비정상적이고 비논리적인 내용이어서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고 IRNA가 전했다.

그는 "과거 미국과의 협상에서 얻은 뼈아픈 경험을 쉽게 잊지 않겠다"며 보장 없는 단기 휴전에 대해 "어떤 이성적인 사람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전했다. 이란 중재자들은 미국이 45일의 기간을 추가 공격 준비에 활용할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WSJ는 전했다.

Trump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이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미군의 F-15E 전투기 무기체계 장교(WSO) 구출 작전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최후통첩 고수…"다리·발전소 초토화" 재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달걀 굴리기'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그들(이란)이 제안을 해왔다. 중요한 진전이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7일 오후 8시가 최종 데드라인이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고, 데드라인을 다시 옮길 가능성에 대해서는 "극히 낮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은 항복(cry uncle)하고 싶지 않겠지만 그렇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다리도, 발전소도, 어떤 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을 거듭 압박했다.

'전쟁을 지속할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답은 '그렇다'이다"라면서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프라 타격이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는 비판에 대해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전쟁 범죄가 무엇인지 아는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 병든 나라의 미친 지도부가 핵무기를 갖도록 허용하는 것이 전쟁범죄"라고 반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내게 선택권이 있다면, 나는 (이란의) 석유를 가져가고 이란 국민을 지금까지 그들이 받아온 것보다 훨씬 더 잘 돌볼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사례를 거론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반정부 시위대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총기를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총기를 전달하기로 한 단체가 중간에 이를 가로챘다면서 "나는 특정 단체에 매우 화가 나 있고, 그들은 그 대가를 크게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USA IRA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두번째)째번두쪽왼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이란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를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왼쪽부터)·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댄 케인 미군 합참의장이 지켜보고 있다./UPI·연합
◇ 백악관 "군사작전 계속"…파키스탄 등 중재국 밤샘 교섭

백악관 관리는 이날 AFP통신 질의에 "이것은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이고 대통령이 승인한 것은 아니다.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 작전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재안은 즉각적인 45일 휴전과 종전 협상,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골자로 한 2단계 안이며 5일 밤 미국과 이란에 전달됐다.

파키스탄 국방군 총사령관 아심 무니르 원수는 미국 측 J.D. 밴스 부통령·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밤새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지역 중재국들은 이란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위협에도 불구하고 휴전 타결 의지가 있다고 전달했으며 미국이 요구 사항에서 타협할 여지도 있다고 알렸다고 WSJ는 전했다.

IRANIAN US-ISRAELI WAR
6일(현지시간) 이란 이스파한에서 찍은 사진으로 미군의 F-15E 전투기 무기체계 장교(WSO) 구출 작전에 투입됐다가 미군이 파괴한 수송기 1기와 헬기 2기의 잔해로 추정된다./UPI·연
IRANIAN US-ISRAELI WAR
이란 군인과 보안 요원들이 6일(현지시간) 이란 이스파한 인근에서 추락한 미국 항공기의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UPI·연합
◇ 사망 5000명 돌파…이스라엘, 이란 수뇌부 정밀 타격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이란 최대 석유화학 시설을 타격했다며 이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자금줄 기계'를 해체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 시설은 이란 전체 석유화학 생산의 약 50%를 담당한다고 카츠 장관은 설명했다.

아울러 이란 혁명수비대 정보조직 수장 마지드 카데미가 미국-이스라엘 합동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이란 반관영 파르스(Fars) 통신이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또 테헤란 샤리프공과대 데이터 센터를 타격해 이란의 국가 인공지능(AI) 플랫폼과 수천 개 서비스 기반 시설이 손상됐다고 파르스는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바흐람·메흐라바드·아즈마예시 공항에 대한 타격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군의 이란에 대한 공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의 사망자는 5000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약 4분의 3이 이란에서 발생했다. 레바논에서는 1461명이 숨졌고, 미군 사망자는 13명이다.

◇ 해협 통행 90% 급감…유가 109달러 돌파 '에너지 대란'

이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109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12달러 선에서 거래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통행은 전쟁 전 대비 약 90% 감소한 상태이며, 24시간 동안 이란 허가를 받아 통과한 선박은 15척에 불과했다고 파르스는 보도했다.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실은 유조선 2척은 페르시아만 탈출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다가 포기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사 아람코는 5월 아랍 라이트(Arab Light) 기준유의 아시아 판매 가격을 오만·두바이 평균 대비 배럴당 19.50달러 프리미엄으로 책정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는 전월 대비 17달러 인상된 역대 최고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 OPEC+는 전날 5월 하루 생산량을 20만6000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으나, 전쟁으로 인한 수출 제약으로 실제 증산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로이터가 평가했다.

미국 내 평균 휘발유 소매 가격은 갤런당 4달러(3.785ℓ)를 넘어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고문 안와르 가르가시는 어떠한 합의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 보장을 담보해야 한다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드론 억제에 실패하는 합의는 "더 위험하고 더 불안정한 중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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