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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산업 부진에 기업 ‘흔들’…빚 공포 덮친 영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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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4. 07. 18:20

영남권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부산·대구 중심 악화
부동산 침체·주력산업 부진 겹쳐…지역경제 위축 누적
“지역 맞춤 유동성 지원 필요…부실확산 선제 차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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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에서 은행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초 부산·대구를 중심으로 기업대출 연체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경기가 악화 국면에 접어든 데다 제조업 등 주력 산업 부진이 겹치며 지역 경기 침체가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영남권 예금은행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단순평균)은 0.65%로, 지난해 1월보다 0.09%포인트 상승했다. 2019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1월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다른 권역은 대체로 개선 흐름을 보였다. 충청권은 0.50%에서 0.48%로, 호남권은 0.67%에서 0.65%로 각각 0.02%포인트 낮아졌고, 수도권은 0.48%에서 0.49%로 소폭 올랐지만 상승폭은 영남권에 비해 크지 않았다.

권역 내 시도별로 살펴봐도 연체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부산 지역의 올 1월 기업대출 연체율은 0.97%로 전국 지역 중 제주(1.01%)에 이어 2위였고, 대구가 0.92%로 3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은 부산이 0.22%포인트, 대구가 0.09%포인트에 달했다. 경남은 0.59%로 0.12%포인트 올랐고, 경북도 0.49%로 0.08%포인트 상승했다. 유일하게 울산만 같은 기간 0.06%포인트 하락한 0.26%로 집계됐다.

연체율 급등의 원인으로는 지역 부동산 경기의 침체가 꼽힌다. 오랜 기간 인구 감소와 경제심리 위축으로 주택수요가 둔화되면서, 지역 경제의 핵심 축이었던 건설·부동산 기업들의 상환 여력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1월 기준 영남권의 공사 완료 후 미분양 주택 수는 1만4012호로, 전체 미분양 주택 수의 47.4%에 달했다. 특히 작년 초 발생했던 반얀트리 사고 여파로 삼정기업 등이 기업회생에 들어가면서 영남 지역의 협력업체들까지 연달아 자금 사정이 나빠진 측면도 있다.

주력산업의 부진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영남권의 전통적인 기간산업인 기계제조업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환율·고금리 여파로 비용 부담이 커지며 타격을 받았고, 철강산업 역시 건설경기 침체와 글로벌 공급 과잉이 겹치며 불황이 장기화됐다는 평가다. 이상원 동아대 금융학과 교수는 "영남의 핵심 산업으로 꼽히는 자동차·조선은 울산에 집중돼 있어 영남 전역으로 확산되는 파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다른 지역은 인력 유출이 장기화되면서 주력 산업으로 꼽을 만한 기반이 약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영남권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들도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각각 0.93%, 1.03%로 전년 말 대비 0.33%포인트, 0.67%포인트 상승했다. 대구에 본점을 둔 iM뱅크도 0.71%에서 1.04%로 뛰며 1%대를 넘어섰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비중이 더 높은 지방은행 특성상 기업 부실화가 곧바로 실적과 건전성에 더 큰 충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지방 기업의 연체율 하향 안정화를 위해선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상원 교수는 "지역 경제로 공급되는 자금에 대해서는 위험가중치 등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등 규제의 유연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을 타깃으로 한 채무 재조정과 유동성 지원을 병행해 부실이 확산되기 전에 파급 효과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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