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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불장에 은행 지수연동예금, IMA 대비 매력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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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6. 04. 07. 18:34

4대 은행, 작년 ELD 판매액 11조7610억원
예금자보호 강점이지만 낙아웃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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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증권사 종합투자계좌(IMA)와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은행권 지수연동예금(ELD)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원금 보장과 추가 수익을 앞세워 판매는 크게 늘었지만, 최근처럼 코스피가 급등하는 장세에서는 '낙아웃(knock-out)' 조건에 걸려 오히려 최저금리만 확정되는 사례가 나오면서다. 이에 상품 구조상 완전한 대체재가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 등 4대 은행의 작년 ELD 판매액은 11조761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2조2303억원, 2024년 7조3733억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급성장하는 추세다.

ELD는 코스피200 등 주가지수에 연동해 만기 수익률이 결정되는 원금보장형 예금이다. 예금 원금은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운용하고 이자 재원을 활용해 지수 상승 구간의 추가 수익을 설계하는 구조다. 작년 9월부터 예금 보호 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오른 만큼, ELD도 1억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은행권이 ELD를 다시 꺼내 든 배경에는 ELS 공백과 IMA 흥행이 있다. 홍콩H지수 ELS 손실 사태 이후 은행권의 주가연계상품 판매가 위축된 상황에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NH투자증권까지 IMA를 잇달아 출시하며 투자 수요를 흡수하자 은행들도 지수연동형 예금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KB국민은행은 2017년 이후 8년 만에 ELD 판매를 재개했고 하나은행도 2022년 중단했던 판매를 2023년 2월부터 다시 시작했다.

문제는 최근 코스피 급등이 ELD의 약점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상당수 ELD에는 관찰기간 중 기초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낮은 금리로 수익률이 고정되는 낙아웃 조항이 붙어 있다. 예를 들어 0~15% 상승 구간에서는 수익이 커지되 20%를 한 번이라도 넘으면 최저금리가 확정되는 식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이 올해 2월 출시한 'KB Star 지수연동예금 26-2호'는 이런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상승낙아웃형(고수익추구형)'은 최고 연 14% 수익률을 제시했지만, 관찰기간 중 코스피200이 20%를 초과 상승하면 최저 연 2%로 이율이 확정된다. '상승낙아웃형(최저이율보장형)'도 지수가 25%를 넘으면 최저 연 2.92%가 적용된다.

NH농협은행은 당초 올해 1월 말 최고 연 7% 수준의 ELD 26-1호 출시를 준비했지만 코스피 급등으로 상품 구조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후 낙아웃 구간 등을 조정해 지난달 24일 최고 연 10.1% 수익률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다시 내놨다.

IMA는 ELD와 구조 자체가 다른 상품이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고객 예탁금을 통합 운용해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70% 이상 투자하고 그 결과를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계좌다.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원금 지급 의무를 진다. ELD가 지수 흐름에 연동된 예금형 상품이라면 IMA는 기업금융 운용 성과를 바탕으로 한 투자형 계좌에 가깝다.

한국투자증권의 1호 IMA는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4영업일 만에 1조590억원을 끌어모았다. 한투는 초기 흥행에 힘입어 관련 상품을 4호까지 잇달아 내놨다. 미래에셋증권 IMA 1호는 950억원 모집에 약 4750억원의 청약이 몰렸고 2호 역시 출시 이틀 만에 모집액을 모두 채웠다. NH투자증권도 지난 6일 첫 IMA 상품 4000억원어치를 완판했다. 판매액 총량만 보면 ELD가 앞설 수 있지만, 상품별 흥행 강도는 IMA가 더 강했다.

이와중에 금융감독원이 최근 신설한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 회의에서 ELD를 고위험 투자상품으로 지목하고 불완전판매 경고에 나서면서 은행들은 난처한 상황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편승한 금융회사의 단기 성과주의, 소비자 이익을 등한시하는 상품 제조·판매 관행에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며 주가연계상품 판매 시 핵심 위험을 소비자에게 충실히 설명하도록 지시했다.

ELD와 IMA는 모두 원금 안정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상품 구조와 유동성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ELD는 예금자보호와 만기 원금 보장이 강점이지만 낙아웃 조건에 따라 수익률 상단이 제한될 수 있고 중도해지 때는 낮은 이율이 적용된다. 반면 IMA는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부담한다. 폐쇄형 상품으로 중도해지가 어려워 자금이 만기까지 묶일 수 있으며 연 4% 안팎으로 제시되는 수익률은 기준수익률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은행권의 ELD가 증권사의 IMA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MA는 자금을 장기로 묶는 대신 수익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편이지만 ELD는 지수 흐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며 "최근처럼 급등장이 나타나면 고객 입장에서는 '주가가 올랐는데 왜 기대수익이 줄어드느냐'고 느낄 수 있어 판매 현장에서도 설명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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