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감독들 활약과 소극장 관람 문화가 중흥 이끌어
한국 영화, '호프' 경쟁 진출했지만 새내기 발굴 못해
|
지난 9일 제79회 영화제 집행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상자 속의 양'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올 오브 어 서든', 후카다 코지 감독의 '나기 노트'가 21편의 경쟁 부문 초청작 명단에 포함됐다.
이 중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까지 포함해 칸 통산 10번째, 경쟁 부문만 8번째 초청이란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제까지 그의 작품이 칸에서 거둬들인 상은 무려 6개에 이르는데 '아무도 모른다'의 아기라 유아가 2004년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3년 심사위원상('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과 2018년 황금종려상('어느 가족')을 차례로 받았다. 또 2022년에는 한국 제작사인 영화사 숲이 제작한 '브로커'의 연출 지휘봉을 잡아 주연인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겨줬고, 2023년에는 '괴물'로 각본상과 퀴어종려상을 거머쥐었다.
하마구치 감독과 후카다 감독도 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발판삼아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인 영화 작가들이다. 하마구치 감독은 '아사코'로 2018년 경쟁 부문과 처음 인연을 맺은 뒤, 2021년 '드라이브 마이 카'로 각본상을 받았다. '하모니움'으로 2016년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을 품에 안은 후카다 감독은 올해 처음 경쟁 부문의 초대장을 받아, 황금종려상으로 가는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공식·비공식 부문에 단 한 편의 장편도 초대받지 못해 체면을 구겼던 한국 영화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경쟁 부문,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으로 각각 선정되면서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부진을 완전히 떨쳐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수 년전부터 다양한 성향의 신인 감독들이 칸과 안면을 트고 있는 일본과 달리, 올해도 한국은 '뉴 페이스'들을 소개하는데 실패해서다.
|
이에 대해 고레에다 감독은 일년 전 내한 당시 "일본은 규모가 작은 예술영화관을 통해 신인 감독들이 배출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창작자들이 대거 이동한 탓에 새로운 감독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밝힌 바 있다.
하마구치 감독과 더불어 일본 영화의 질적 중흥을 주도하고 있는 미야케 쇼 감독은 '여행과 나날'의 홍보를 위해 지난해 말 한국을 찾은 자리에서 "얼마전부터 젊은 감독들의 작품들이 해외 영화제에서 자주 소개되고 있는 덕분에 일본 영화계가 잘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지는 확신이 없다"면서도 "다만 전국 각지에 있는 소극장들이 지금의 활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게 (일본 영화 산업의)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귀띔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올해는 모두가 '칸의 적자'로 인정하는 일본 감독들의 신작들이 칸 경쟁 부문에 대거 초청받았다. 한창 성장중인 감독들의 작품들이 공식·비공식 부문에 고르게 포진했던 지난해만큼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이유"라면서도 "오랫동안 작가주의적 색채를 고수하고 았는 일본 영화가 최근 들어 국제 무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장편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다음 달 12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의 휴양 도시 칸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