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입장문서 "삼권분립 훼손" 지적
16일 국정조사 증인으로 출석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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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직무대행은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원론적 발언에 머문 반면, 이 전 총장은 "사법 시스템을 흔드는 국정조사"라며 삼권분립 훼손과 재판 개입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현직이 말을 아끼는 사이 전직이 입장을 대신 표명했다"는 반응과 함께 조직 수장의 대응을 둘러싼 문제의식도 감지된다. 다만 정치권의 추가 공세로 이어질 가능성을 의식해 공개 비판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 전 검찰총장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내고 "국회가 사실상 '또 다른 재판'을 열어 사법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며 이번 국정조사가 삼권분립 원칙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입장문은 A4 용지 2장 분량으로, 국정조사의 위헌성 논란과 사법 시스템 훼손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이미 확정 판결이 내려졌거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까지 국정조사 대상으로 삼는 것은 사법 시스템을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수년간 법원이 축적한 증거와 판단을 단기간에 뒤집으려는 시도"라고 했다. 이어 공소취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정치가 사법 절차를 압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검찰총장 직무를 수행하는 구 직무대행 대신 이 전 검찰총장이 '검찰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이 전 검찰총장의 입장문이 나온 직후 검찰 내부는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내부망 '이프로스'에도 관련 의견은 아직 게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의 한 차장검사는 "현직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전 총장이 공개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었던 것"이라며 "할 말은 많지만 자칫 정치권의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 내부적으로는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와 반대로 구 직무대행은 국정조사에서 여당과의 정면 충돌을 피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기관보고에 출석해 "검찰의 조작 기소 의혹이 제기되고 국정조사까지 이른 데 대해 착잡하고 무거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수 사건이 재판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달라고 했다.
이번 국정조사가 위법하다는 검찰 안팎 지적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구 직무대행은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선거전담 부장검사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검찰을 둘러싼 여러 엄중한 상황과 어려운 인력 사정, 늘어가는 미제 등으로 인해 염려와 걱정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리가 가진 능력을 발휘하며 맡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해달라"고 밝혔다.
한편 이 전 총장은 오는 16일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을 앞두고 있다. 이 전 총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 초대 검찰총장으로,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을 지휘하며 더불어민주당과 대립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