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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전세 부족에 ‘이주대란’…주택공급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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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17. 00:00

/연합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서울의 경우 전월세난이 이미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는 다주택자를 압박해 주택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그만큼 무주택자의 전월세 수요가 줄어 전월세가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갭투자가 막히면서 전세 공급 통로가 막히고, 실거주 의무로 인해 임대 매물이 사라지고 있다. 세입자의 전세 대출도 까다로워지는 등 설상가상이다. 규제 시행 이후 서울 전역에서 전월세 매물은 갈수록 줄어들고 가격은 치솟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3만564건으로, 올해 초에 비해 31%나 줄었다.

문제는 더 큰 파도가 밀려들고 있다는 점이다. 재건축·재개발에 따른 이주 수요다. 1분기 기준으로 관리처분이나 이주·철거단계에 들어간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는 총 54곳에 2만9700가구다. 연내 서울에서 1만 가구 안팎의 추가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착공 물량은 3만299가구로 2022년 이후 가장 많다. 그만큼 아파트 착공에 앞서 이주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의미다. 서울 양천구 신정4구역의 경우 전월세 매물 부족으로 이주율이 4%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자체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합원과 세입자가 대체 주거지를 찾지 못하면 '이주→철거·착공→신규 공급'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막혀 아파트 공급 부족이 더 심해진다.

정부는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전월세난에 기름을 끼얹는 대형 변수가 될 가능성을 직시해야 한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자들이 현장 점검 등을 통해 실상을 파악해야 한다. 심각해지는 전월세난을 풀려면 결국은 '닥치고 공급'이라고 할 만큼 주택 공급 확대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렇지만 단기간에 아파트 공급을 늘리기는 어렵다. 1∼2년 내 입주가 가능한 빌라, 다세대주택 등 비(非)아파트 공급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한주택건설협회 등은 신생아 특례대출, 세금 산정 때 소형 주택은 주택 수에서 제외 등을 제안한 바 있다.

민간임대시장 활성화 대책도 시급하다. 공공임대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재개발과 재건축을 촉진할 수 있게 규제와 이익 환수보다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쪽으로 발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공공임대·공공분양 등 공공주택 공급을 2031년까지 13만 가구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연간 1만 가구 공급에서 2배 이상 늘린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완료되는 5월 9일 이후 다주택자 규제 조치의 효과를 종합적으로 다시 판단해야 한다. 일부 지역 가격 하락만 볼 게 아니다. 다주택자 규제 이후 극심해진 전세난도 봐야 한다. 다주택자 배척 정책의 부작용을 가볍게 볼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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