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삼성, 美 테일러 팹 가동 본궤도… 파운드리 판도 다시 짠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420010005860

글자크기

닫기

연찬모 기자

승인 : 2026. 04. 19. 17:53

24일 공장 가동 앞두고 장비 반입식
하반기부터 테슬라칩 A15·AI6 양산
테슬라의 '테라팹' 선언은 부담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략의 핵심 거점인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이 본궤도에 올랐다. 올해를 기점으로 주요 장비 반입과 신규 인력 채용을 본격화하는 등 연내 가동 계획이 순항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테슬라와 체결한 23조원 규모 파운드리 계약에 따른 자율주행용 AI 칩 양산도 이르면 하반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동안 위축됐던 파운드리 존재감을 키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독주 중인 TSMC까지 공급에 난항을 겪는 만큼 삼성전자를 향한 수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테일러 공장에서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등 경영진과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들이 참석하는 장비 반입식을 열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1년 테일러 공장을 차세대 파운드리 생산거점으로 선언하며 17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22년 착공을 시작했고, 이후 추가 투자까지 합하면 총 370억 달러가 투입된다. 올 초부터 장비 반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엔 인프라와 품질·공급망 관리 등 핵심 직군을 대상으로 신규 인력 채용에 나서면서 원활한 가동 준비를 시사했다.

테일러 공장의 첫 번째 고객은 테슬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테슬라와 자율주행용 AI 칩을 위탁 생산하는 내용의 23조원 규모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고, 이곳에서 테슬라의 'AI5'와 'AI6'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A15 설계를 마쳤다고 밝히며 "이 칩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삼성전자와 TSMC에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테일러 공장 가동이 임박하면서 '아픈 손가락' 취급을 받았던 파운드리 사업 반등 기대감도 한껏 높아진 상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의 구체적인 실적으로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가 등에선 지난해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를 포함한 비메모리 사업에서 7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입지도 크게 내려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7%의 점유율(매출 기준)로 2위를 차지했지만, 1위인 TSMC(72%)와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2024년 4분기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점유율은 각각 69%, 8%다.

업계에선 TSMC의 공급 병목현상에 주목한다. TSMC는 최근 1분기 실적설명회에서 가파른 AI 수요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클린룸 추가 건설 등 인프라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TSMC의 2~3나노 최선단 공정 라인은 2027년까지 예약 물량이 마감된 것으로 알려진다. 한동안 TSMC의 공급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객사들이 삼성전자 최선단 공정으로 눈을 돌리는 등 수혜를 누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테일러 공장에서 준비 중인 2나노 공정은 50% 후반대 수율을 확보했다. 통상 수율이 60%를 넘으면 안정적 양산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파운드리 존재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테슬라의 반도체 자체 생산 계획은 변수다. 테슬라는 설계부터 제조 전 과정을 담당하는 초대형 반도체 생산기지 '테라팹' 구축을 선언하고, 삼성전자에도 기술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기술 지원을 대신해 테일러 공장의 생산능력을 테슬라에 더 할당하는 내용의 역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테라팹이 연간 1테라와트 수준의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두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 수주 활동에 위협이 될 수 있단 전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테라팹 프로젝트는 삼성전자와 TSMC로 굳혀진 파운드리 양강 구도에 빠르게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며 "특히 최선단 공정 핵심 고객사인 테슬라를 놓칠 수 있단 점에서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