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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1주택자까지 손을 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자,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폐지를 언급하자 부동산 정책에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사람들조차도 너무 나간 게 아니냐며 야단이다. 물론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집 한 채 가지고 애지중지하며 터를 잡고 살아왔는데 노심초사하며 살아가야 할 지경이 되었다며 하소연을 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수십 년간 정부가 집을 사고파는 투기꾼이 되지 말고 한집에서 오래 살기를 장려하는 차원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준 것이 아니냐며 이념적으로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과 함께 주택소유자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그렇다고 무주택자인 전세·월세 계층이 현 상황에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 이들 역시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급등에 볼멘소리가 무성하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전세 물량 가뭄에 주당 전셋값 오름폭도 6년 만에 최대로 치솟고 있을 정도다.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를 규제하는 정책이 집값 상승을 둔화시킨 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지만, 이들이 세금 폭탄을 피하려고 전셋집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전·월세 물량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임대료 폭등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임차 가구의 어려움은 통계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1월 말 이후 석 달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이 30% 정도 급감했으며 올해 들어 누적 전세가 상승률이 2.17%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서민 주거 위기인 셈이다. 전셋돈 모아 집 사던 시대는 가고 비싼 월세로 전전긍긍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과거와 달리 주거 상향을 실현하는 주거 사다리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형편으로 청년 신혼 계층에는 오히려 개악이 되어가고 있다는 분위기다.
시골 논밭도 난리다. 이 대통령이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거론하면서 수도권 주변을 비롯해 농촌, 심지어 산골까지 농지 경작과 가격 하락 등으로 시끄럽다. 용인을 비롯해 화성 등 논밭은 주인들의 갑작스러운 직접 경작이 유행이다. 서울 사람들이 대거 차를 타고 내려와 일일 논밭 경작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상추, 고추, 감자 등의 유기농 재배는 물론 심지어 사과, 살구, 복숭아 등 과수까지 심는다. 당정이 농지 전수조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하자 너도나도 호미와 삽을 들고 경작에 나서는 신풍속도가 연출되고 있다. 경자유전 원칙은 농지의 투기적 소유를 막고 농지 소유자와 경작자를 일치시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땅 같은 경우는 투기와는 별개다. 이를 바로 매각하는 것은 불효의 분위기도 없지 않다.
수도권은 비싼 땅이니 투기적 요인이 없지 않다고 치자. 산골 농촌의 경우는 경자유전 원칙 발표로 벼락을 맞은 꼴이다. 시골은 논밭이 재산목록 1호다. 이를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농자금은 물론 생활비 등을 충당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번 발표로 외지인의 매입이 끊기면서 논밭 가격이 크게 하락 중이다. 그렇다고 부농을 꿈꾸는 청년이나 법인을 설립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 향후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담보가치가 하락으로 추가 담보 물건을 요구당하거나 자칫 경매에 몰릴 처지도 없지 않다. 언뜻 보면 경자유전이 농민을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엉뚱한 방향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부동산은 사회경제적으로는 물론 개인에게 파급효과가 큰 자산이다. 투기를 막고 원래 취지대로 돌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생태계와 파급효과를 더 철저히 파악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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