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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쏘아올린 ‘北=조선’… 한미동맹·대북원칙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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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승인 : 2026. 04. 29. 17:57

北 공식국호 사용 공론화 띄운 통일부
한국정치학회 주최 토론회 찬반 논쟁
전문가 "대북 유화정책 등 논쟁 우려"
일각선 "유엔서도 DPRK 외교적 승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29일 정부서울청사 국무회의실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 겸 비상경제본부회의에 참석해 회의 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rnopark99@naver.com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공식 국호' 사용 제안을 계기로 통일부가 관련 공론화에 나섰지만, 한미동맹과 정부의 대북 원칙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통일부는 29일 한국정치학회가 주최한 '평화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 북한인가 조선인가' 토론회에서 북한의 공식 국호 사용 문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통일부는 향후 토론회 등 공론화 절차를 거쳐 정부 차원의 방침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가 외교·안보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정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에 이어 '쿠팡 사태' 등을 둘러싸고 한미 간 잡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 공식 국호 사용 논의가 자칫 한국 정부가 대북 유화정책에 치우쳐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미국 측에 줄 수 있다는 우려다. 북한의 호응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모적 논쟁만 키울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정부 입장에서는 트럼프 정부 이후에도 한미동맹을 전쟁 억제에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논의는 장기적으로 우리 안보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헌법과 남북관계의 법적 성격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으며, 남북기본합의서는 남북관계를 국가 대 국가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북한의 공식 국호를 사용하는 것이 이러한 헌법적 기조와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직 정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은 북한 방식으로 남측을 호칭하면 되고, 한국도 마찬가지"라며 "정부가 북한의 공식 국호를 사용하는 것은 통일관, 정부의 대북 원칙 및 주체성, 장기적 정책 차원의 문제인 만큼 무겁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입장을 바꾸면 정부는 또다시 이에 맞춰 따라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북한의 의도를 오판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통일부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의도를 잘못 읽고 있다"며 "이는 최종 단계에서 한쪽이 없어져야 끝나는 것으로, 남북이 평화공존할 수 있다는 통일부의 기대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일부 발표자들은 북한의 공식 국호 사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유엔 회원국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을 외교적으로 승인하고 있고, 국제기구 문서와 외교 공한, 조약 등 공식 문서에서 DPRK라는 공식 국호가 사용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호명 방식과 남한의 호명 방식 사이의 간극은 30년 이상 지속돼 온 구조적 모순"이라고 했다.

권은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의 정식 국호를 사용하는 것이 곧 '국가승인'이나 '외교관계 수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남북 특수관계의 틀을 벗어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이동기 강원대 교수도 "1민족 2국가론의 실용주의 관점에서 상대국 호칭 변화와 통일부 개명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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