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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퓨처리스트] 은둔의 태광, M&A 포식자로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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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5. 07. 17:49

자산 11조 5600억원 돌파, 재계 순위 11계단 상승 48위
애경산업 등 전방위 M&A 통해 '화학 단일 엔진' 한계 돌파
지주사 전환 시동… 12조원 규제 벽 앞두고 투명 경영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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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과 내실의 대명사였던 태광그룹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앞세워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소비재와 제조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그룹 체질 변화에 나선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의 자산 총액은 지난해 8조7000억원에서 올해 11조5600억원으로 약 3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재계 순위도 59위에서 48위로 11계단 상승했다. 애경산업 인수를 추진하고 동성제약 투자,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 인수 등에 나서면서 계열사 수도 기존 20개에서 38개로 늘었다.

태광의 사업 확대는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 업황 리스크 분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력인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이 영위하는 석유화학·섬유 산업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재와 제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생활용품·화장품 사업 기반을 갖춘 애경산업 인수 추진은 소비재 사업 확대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애경산업의 현금창출력과 글로벌 유통망 확보가 태광의 사업 구조 안정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 부문 확장도 이어지고 있다. 태광은 중소형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강점을 가진 케이조선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이며 스마트폰 소재인 연성동박적층판(FCCL) 업체 넥스플렉스 인수 검토설도 제기되고 있다. 석유화학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IT 부품 소재와 조선 분야까지 사업 기반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동성제약 투자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호텔 자산 인수를 통해 서비스 사업 확대에도 나서는 등 수익원 다변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자산 규모 확대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자산 규모가 12조원을 넘어서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돼 공정거래법상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태광은 최근 순환출자 구조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오너 일가 지분율이 높은 티알엔(TRN)을 활용한 지주사 체제 전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티알엔을 인적분할해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으로 나눈 뒤 투자 부문을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는 시나리오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동일한 지분율로 신설 회사 주식을 나눠 갖는 구조여서 지배력을 유지하면서도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다만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는 금융 계열사 문제가 변수로 꼽힌다. 현행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 계열사 보유에 제약이 있는 만큼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등 금융 계열사의 처리 방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 계열사를 별도 계열로 분리하거나 매각 재원을 활용해 신사업 투자에 나설 가능성 등이 거론되지만, 금융 계열사의 향방이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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