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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업노조 교섭권 회수해야” 삼성전자 노조 내부 갈등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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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6. 05. 09. 15:30

동행노조 공동교섭단 이탈 이어
전삼노도 "DS 치중" 불만 커져
"교섭대표권 지위 회수하자"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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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가 사측과의 임금협상 사후 조정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노조 내부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진행된 결의대회./연찬모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단체협상 사후조정을 앞둔 가운데 노조간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심의 성과급 논의가 이어지면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며 공동교섭 체제에도 균열 조짐이 감지된다.

그동안 임단협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 동행노동조합(동행노조)이 공동교섭단을 꾸려 진행해왔다. 앞서 동행노조가 개별교섭을 요청하며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한 데 이어, 최근 전삼노 내부에서도 초기업노조의 교섭 방식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면서 위임했던 교섭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

9일 삼성전자 노조 등에 따르면 사내 노동조합 간 내홍은 최근 사후조정 안건 논의 과정에서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전삼노 내부에서는 초기업노조가 DS부문 중심의 교섭 기조를 이어가면서 DX부문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최승호 위원장을 비롯해 조합원의 80% 가량이 DS부문 소속이다. 이에 따라 DX부문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초기업노조가 과반노조 지위에 안주한 채 DS부문 성과급 확대 논의에만 집중하면서 DX 구성원들의 요구는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사내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등에서는 "또 다시 DX가 배제됐다", "사후조정 교섭위원 가운데 DX를 대변할 인물이 없다", "DX 입장에서는 전삼노가 다시 교섭에 나서는 게 맞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DX부문 조합원들은 "애초 교섭대표노조는 전삼노였는데 왜 계속 초기업노조 중심으로 교섭이 진행돼야 하느냐"며 교섭권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블라인드
삼성전자 블라인드 게시글./블라인드 캡처
아울러 전삼노는 지난 7일 초기업노조 측에 공문을 보내 최승호 위원장의 '교섭 배제' 취지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공문에서는 "DX 사업부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교섭 테이블에서 지워버리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미 3대 노조인 동행노조(SECU)는 지난 4일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한 상태다. 동행노조는 최근 초기업노조와 전삼노에 발송한 공문에서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요청에도 아무런 응답이 없었고, 협의하려는 의사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공동교섭 체제 종료를 통보했다. 또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가 이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만약 전삼노까지 교섭권 회수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 노조의 공동교섭 체제가 사실상 와해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DX부문 조합원들의 탈퇴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가 DS부문 이익만 대변하고 있다"며 탈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노조가 DS부문 성과급 확대에는 적극적인 반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DX부문 직원들에 대한 요구안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노노 갈등을 넘어 노조 대표성과 정체성 논란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노조가 특정 사업부 이익만 대변하고 다른 사업부 의견을 외면한다면 노동조합이라기보다 사업부 이해단체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사업부 간 균열이 심화될 경우 과반노조 체제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한편 최승호 위원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협력회사 직원들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노동계 안팎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하청업체와도 성과를 나눠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규직은 공부도 많이 한 분들이고 입사할 때 채용 조건이 달랐다"며 "하청 노조가 원한다면 원청과 직접 교섭을 요구하면 될 일"이라고 답했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해당 발언이 노동자 간 연대 의식을 훼손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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