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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형제기업 ‘바이오 2.0’ 서막… 재무체력 키워 성장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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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6. 05. 14. 17:53

뇌전증 신약 날개 단 SK바이오팜
지주사 의존 덜고 독립수익 전환
SK바사 블록버스터 백신 상업화 임박
글로벌 기업과 협력으로 외형 성장
SK그룹 바이오 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SK바이오팜과 최창원 부회장 산하 SK디스커버리 계열의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 궤도에 올라서면서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성공에 힘입어 차세대 신약 개발에 착수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도 블록버스터 백신 개발 상업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최태원 회장·최창원 부회장의 성장 방정식은 다르지만 공통분모가 있다. IPO(기업공개) 이후 5년여 동안 자체 수익성과 재무 체력을 키워왔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 기반 위에 차세대 파이프라인 투자를 가속화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SK 바이오 2.0 시대'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주사 SK㈜ 의존도를 덜고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기반으로 독립 수익 구조로 전환에 성공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성공적인 코스피 상장과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외형성장 중이다.

이들의 성공스토리는 재무제표에서도 드러난다.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각각 45%를 기록했지만, 재무 건전성 지표 흐름은 상이하다. SK바이오팜은 2024년 부채비율이 80%로 급등했다가 엑스코프리 미국 출시를 기점으로 부채 부담을 절반 가까이 줄인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생산시설 구축과 R&D(연구개발) 투자로 부채비율이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이 100% 이하라는 건 갚아야 할 빚보다 자체 자금이 더 많다는 뜻으로, 외부 충격이나 실적 악화에도 버틸 여력이 있다는 신호로 평가받는다.

두 회사가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건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의 경영 방식 차이 때문이었다. 최 회장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신약 개발 의지를 이어받아 SK바이오팜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2019년 엑스코프리에 대한 FDA 판매 승인을 획득하며 한국 제약사 최초로 신약 개발 전 주기를 스스로 완주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SK㈜의 지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엑스코프리에 대한 판권을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 넘기지 않고 미국 현지 직판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제는 최 회장의 바이오 사업 투자가 열매를 맺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SK㈜는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일부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지난 2월 SK바이오팜 지분 13.94%를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으로 매각해 1조2499억원을 확보한 것이다. 지분율이 64.02%에서 50.08%로 낮아졌지만 과반을 유지하며 경영권은 확보했다. SK바이오팜이 지주사의 지원 없이도 홀로 설 수 있는 재무 체력을 갖췄다는 방증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포스트 엑스코프리'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방사성의약품(RPT), 표적단백질분해(TPD) 등 차세대 모달리티 확보에 나선 것이다. 엑스코프리로 창출한 현금 흐름을 고위험 차세대 R&D에 재투입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최창원 부회장 계열의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른 경로로 성장 중이다. SK케미칼 대표이사를 맡은 최 부회장은 2006년부터 백신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스카이박스(SKYVAX)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경북 안동에 백신 전용 생산공장을 세운 데 이어 2016년에는 세포배양 방식으로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K-백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2018년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고,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연구비로 360만 달러를 지원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역량을 인정받았다.

코로나19 백신 특수 이후 실적 하락이 이어졌지만, 독일 자회사 IDT바이오로지카를 앞세운 백신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이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IDT바이오로지카 매출은 4657억원으로 전년의 1112억원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래를 걸고 있는 핵심 카드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 'PCV21(GBP410)'이다.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으로, 이르면 올해 말 중간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소아 대상 폐렴구균 백신 중 최초의 20가 이상 백신이 된다. 증권가에서는 PCV21이 2029년 1000억원, 2032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로 번 돈을 차세대 신약에 쏟아붓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PCV21 개발로 포스트 코로나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다"며 "재무 체력이 갖춰졌다는 점에서도 향후 두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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