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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과 교섭하겠다”… ‘자회사 매각’ 현대모비스 파업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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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기자 | 김소영 기자

승인 : 2026. 05. 14. 17:53

[재계 노조發 리스크 촉각]
자회사 노조 "본사 사업매각 저지"
노봉법 기반 원청 직접 교섭 요구
일부 부품 생산량 절반 수준 감소
현대차·기아 생산라인 영향 우려
현대모비스가 추진 중인 램프 사업 매각이 '노사 갈등'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자회사 노조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을 기반으로 현대모비스와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지난달부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을 사용자로 간주한다. 자회사 노조와 금속노조는 이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를 향해 자회사의 매각과 고용 문제는 원청의 결정 사항이므로 원청이 교섭 의무를 진다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서 자회사 노조의 매각 반대 시위가 열렸다. 이날 램프를 제조하는 현대IHL지회, 자동차 모듈을 만드는 모트라스지회, 현대모비스 R&D(연구·개발) 중심의 사무연구직지회 소속 등 10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시위는 올해 1월 현대모비스가 램프사업부를 프랑스 자동차 부품기업인 OP모빌리티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촉발됐다. 업계에서는 현대IHL·모트라스 노조 파업으로 부품 생산 차질이 이어지며 생산량이 약 50%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노사는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노조는 매각 결정으로 고용 안정을 위협받고 있으며 실질적 결정권자인 현대모비스가 직접 교섭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회사는 매각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경영상 판단으로 고용 승계와 처우 보장 등 최선의 방안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노조 대표자들은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을 필두로 1층 로비에서 현대모비스 임원에게 문서를 전달하고 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사업 경영상의 문제가 생기면 원청과 하청이 교섭을 해야 된다"며 "모비스가 램프 사업부를 매각하면 누구하고 교섭을 해야 되느냐"고 언급했다.

아울러 노조는 이번 현대모비스의 램프 사업부 매각을 시작으로 범퍼·전동화·모듈 등 다른 사업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며 매각 저지 의사를 강경하게 밝혔다. 2000년대 초 현대차가 다임러 크라이슬러에 상용차 전주 공장을 매각하려 했던 전례도 떠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회사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현대모비스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만 개의 부품 가운데 일부라도 적시에 공급되지 못하면 현대차·기아 완성차 생산라인 전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현대모비스의 자회사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조의 파업으로 현대차 울산공장의 일부 라인과 기아 오토랜드 광주 공장의 가동이 중단돼 하루 수천 대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또한 2024년 10월에는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파업으로 완성차 공장 부품 납품이 미뤄진 바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분쟁 대상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까지 포함돼 헌법이 보장하는 경영권과 노동3권이 충돌한다"며 "합병·분할·매각 같은 결정 자체는 교섭 대상이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정리해고·구조조정·배치전환이 발생하거나 그 가능성이 있다면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재 노란봉투법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 라인이 없어 이해당사자 간의 해석에 차이가 있다"며 "자동차의 경우 아주 작은 부품이라도 없으면 생산이 안 되는데 파업을 빌미로 시위하는 행위 자체가 국가 경쟁력을 잃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노조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일 그룹의 노무를 총괄하는 정책개발담당사장으로 최준영 기아 사장을 임명했다. 현대모비스의 노사정책담당으로는 정상빈 부사장를 임명했다.
강태윤 기자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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