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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삼천당제약 사태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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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5. 21. 18:07

아시아투데이최정아
"삼천당제약 여파가 아직도 바이오주 전반에 미치고 있네요."

삼천당제약 사태의 여진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주가는 두 달도 안 돼 3분의 1 토막이 났고, 그 충격은 바이오주 전반의 부진으로 번졌다. 이번 사건은 바이오기업의 불성실 공시가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였다. 금융당국이 바이오 공시 종합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며 후속 조치에 나섰지만, 이미 터져버린 바이오주 신뢰는 회복되기 어려운 모양새다.

삼천당제약의 21일 종가는 35만5000원이다. 3월 말 118만원대를 기록했던 주가가 두 달도 안 돼 70% 폭락했다. 특히 지난 4월 기자간담회를 기점으로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핵심 기술인 에스패스(S-PASS) 플랫폼의 임상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고, R&D 전문가가 아닌 IR 담당자가 기술 질의에 즉답을 피하면서 불신만 키웠다. 한국거래소는 공정공시 미이행으로 판단해 벌점 5점을 부과하고 삼천당제약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이 사태가 남긴 상처는 삼천당제약 하나로 그치지 않았다. 코스닥 제약·바이오 지수는 같은 기간 코스닥 전체 지수가 13% 오르는 동안 6% 넘게 빠졌다. 업종 전체가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업계에선 "바이오 기업들의 정보공개 신뢰도 저하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삼천당제약 한 곳의 공시 논란이 K-바이오 전체의 신뢰를 갉아먹은 셈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구조적으로 정보 비대칭이 심하다. 신약 개발의 특성상 기술 원리와 임상 데이터를 전문가도 해석하기 어렵다. 이 틈을 파고드는 기업들이 문제다. '가능성'을 '확정된 사실'처럼 포장하고, 총 계약 규모를 전면에 내세워 기대감을 부풀리는 관행이다.

금감원은 오는 6월 말 제약·바이오 공시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예정이다. 표현 방식, 정보 구조, 기재 기준을 전면 개편해 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운 공시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방향은 맞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이드라인 정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성실 공시를 걸러낼 책임을 결국 투자자 개인의 정보 판단력에 맡기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어서다.

미국의 경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투명하게 공시한다. 위반 시 뒤따르는 사후 책임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허위·과장 공시로 판단되면 금융당국의 제재와 과징금은 물론,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집단소송과 경영진 개인에 대한 민·형사 책임으로까지 이어진다. 금감원 TF가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가이드라인 정비에 그치지 않고, 사후 책임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확장해야 한다. 규정을 만드는 것과 지키게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후자는 처벌의 무게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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