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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노조편’ 공식 깼다…李, 실용주의로 노사 합의 지원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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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6. 05. 21. 17:59

노동계 대변해 온 李, 파업 파장 고려해 경영계에 더 큰 힘 실어
李 "과도한 요구 전체에 피해…이익 관철 적정 선 지켜야"
"철저한 실용주의…이념 매여 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메시지"
이재명 대통령, 자문회의·위원회 간담회 발언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자문회의·위원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0일 성과급 지급 방식 등에 잠정 합의한 바탕에는 대한민국 대표 산업인 반도체 산업, 노동권과 경영권을 두루 고려해 강약을 조절한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소년공 출신으로 변호사 시절부터 노동계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이 대통령이 반도체 파업이 국가 경제 전체에 불러올 파장을 고려해 노동계를 존중하면서도 경영계 목소리에 더 큰 힘을 실어준 것은 실용주의를 최우선에 두는 이 대통령의 진면모를 잘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21일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것과 관련해 "국가와 국민 모두를 위한 대승적 결단에 감사하다. 끝까지 중재에 임해준 노동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조 성과급 협상과 관련해 총 3차례 공개 메시지를 던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부 조직이 과도하거나 부당한 요구로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에게도 피해가 된다"고 하며 삼성전자 노조를 질타했다.

물론 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특정 집단을 지목하며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줄 것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엑스(X)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 경제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썼다.

언뜻 보면 노동권과 경영권을 모두 존중해야한다는 원론적인 메시지 해석되지만, 이 대통령이 해당 글에서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 "과유불급 물극필반" 등이라고 쓴 점을 감안하면 경영계에 더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하루 앞둔 20일 더 분명한 메시지로 노조를 직격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지금 일부 노동조합이 단결권 단체행동권을 통해서 단체교섭을 하고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하는 노력은 좋은데 적정한 선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회 구성원들이 선 지키고 그 선 안에서 자유롭게 자신들의 권리와 표현 할 수 있게 하고, 선을 넘을 때 사회공동체를 위해서 모두를 위해서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게 정부의 큰 역할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하며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영업이익에 대해 배분을 받는 것은 투자자가 하는 것이다. 주주가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국민 공동의 목표라 할 수 있는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며 삼성전자 노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연일 강경 메시지로 노조를 압박한 것은 파업이 현실화하면 국가 경제 전반에 심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뿐 아니라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념에만 매여 있다면 (이 대통령의) 그런 메시지는 절대 나올 수 없다"며 "이번 파업이 약자들의 이익을 요구하는 성격이 아니었단 점도 (대통령 메시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협상안 잠정 합의가 산업계 전반의 노사갈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과 관련해 "정부는 노사 협상이 합리적 방향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원칙적으로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긴 하다"면서도 "다만 최근 삼성의 경영 성과를 둘러싼 논쟁은 노사 간의 문제를 넘어선 사회적 논쟁이 된 부분이 상당히 크고, 갈등이 굉장히 심해진 것을 모든 국민이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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