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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 ESS로 넘는다… LG엔솔, 에너지플랫폼 전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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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05. 28. 17:59

美 DTE 에너지와 6GWh 공급 계약
해외 EV 생산라인 ESS용 LFP 전환
AI데이터센터 겨냥 전력 생태계 선점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중심으로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 ESS 시장 선점과 함께 전기차(EV) 중심 생산라인을 ESS 중심으로 재편하고 AI 데이터센터(AIDC)·가상발전소(VPP) 등 에너지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미시간주 최대 종합 에너지 기업 DTE에너지와 총 6GWh 규모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6억 달러(약 2조4000억원)로 공급 기간은 약 2년이다. DTE에너지는 미국 미시간주 살린 타운십에 들어서는 오라클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포함한 8개 전력망 사업에 LG에너지솔루션 ESS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단순 수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EV 수요 둔화와 미국·유럽 전동화 정책 조정,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변화 가능성 등으로 전기차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ESS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아 사업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실제 실적 흐름도 체질 개선 필요성을 보여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4743억원, 영업손실 122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매출 6조5550억원, 영업손실 2078억원으로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와 완성차 업체 재고 조정, 공장 가동률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맞춰 EV 중심 생산 체계를 ESS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과 캐나다 온타리오,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EV 배터리 라인을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얼티엄셀즈 테네시 공장 역시 ESS용 LFP 라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생산능력 확대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 글로벌 ESS 생산능력을 60GWh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80%가 넘는 50GWh를 북미에 배치할 계획이다. 누적 ESS 수주잔고는 지난해 기준 140GWh를 넘어섰고, 올해 신규 수주 목표도 90GWh 이상으로 제시했다. ESS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시키고 현재 약 20% 수준인 ESS·신사업 비중도 향후 40%대 중반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ESS에 승부를 거는 배경에는 AI 인프라 확산이 있다. 생성형 AI를 넘어 로보택시·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AI가 확산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안정적 전력 공급과 부하 조절이 필수인 AI 데이터센터 특성상 ESS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에너지 운영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전력 효율을 최적화하는 'EaaS(Energy-as-a-Service)', 분산 전력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VPP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북미 유틸리티 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 고객군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주 지역 ESS·VPP 실증 사업을 통해 전력망 운영 기술도 축적 중이다.

중장기 경쟁력 확보 작업도 병행된다. 장주기 ESS 시장 대응을 위해 소듐이온 배터리를 추진하고, 리튬·구리 사용량을 줄여 원가를 최대 30% 절감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2027년 북미 고객사 대상 실증(PoC)을 추진하며, EU 배터리 전자여권(Battery Passport) 의무화에 대응하기 위한 관리 시스템 구축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면서 배터리 기업들의 경쟁 축이 EV 공급 확대에서 ESS와 전력 생태계 선점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 역시 ESS를 중심으로 단순 제조사를 넘어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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