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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 진짜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상자 속의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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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6. 06. 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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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연출…올해 칸 영화제 경쟁 초청작
망자의 복제품을 만들어내는 과학 기술의 발전에 질문 던져
편한한 화법으로 이해 도와…1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상자 속의 양
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상자 속의 양'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과학 기술의 발전이 망자에 대한 그리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제공=NEW
로봇이 인간의 빈 자리를 기능적으로 메우는 수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보다 더 인간답게 살아가며 우리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 공존하는 미래는 과연 실현 가능할까. 오는 10일 개봉하는 '상자 속의 양'은 SF를 한 스푼 더한 가족 드라마로, 그 같은 질문에 "가능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답한다.

건축 일을 하는 '오토네'(아야세 하루카)와 '켄스케'(다이고) 부부는 휴머노이드(인간과 흡사한 용모의 로봇) 제조사로부터 사고로 죽은 아들 '카케루'(구와키 리무)와 똑같이 생긴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의 입양을 제안받는다. '켄스케'의 반대를 무릅쓰고 휴머노이드를 집으로 불러들인 '오토네'는 '카케루'의 환생처럼 느껴지는 휴머노이드가 사랑스럽기만 하다. 처음에는 아내의 그 같은 모습이 못마땅하기만 하던 '켄스케'도 생전 아들의 언행을 그대로 재현하는 휴머노이드에게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한다.

지난달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인 이 영화는 일본을 벗어나 세계적인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로봇을 처음 소재로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작인 '괴물' '브로커' '어느 가족' 등으로 알 수 있듯이, 가족의 재구성과 사회적 약자들의 연대 등 현실적 문제에 집중해 왔던 그의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가까운 미래로 향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AI의 비약적인 발전을 지켜보며 가지기 쉬운 양가적 감정은 영화속 '오토네'와' 켄스케'가 대변한다. '켄스케'가 휴머노이드를 도구로 삼아 아들의 사고 당시 정황을 파헤치려 하고. '오토네'가 자신의 속내를 정확하게 꿰뚫어보는 휴머노이드의 정서적 교감 능력에 깜짝 놀라 '반품'을 고민하는 장면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인간들의 비인간적인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반면 휴머노이드들은 다르다. 자신들보다 열등할 수 있는 인간들을 깔보지 않고 오히려 존중하며, 심지어 인간들의 보호자로 나서기까지 한다. 또 숲속으로 들어가 모두에게 해가 되지 않는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평화로운 공동체의 삶을 추구한다. 이쯤 되면 어느 쪽이 더 인간적인지 헷갈리는 수준으로 치닫는다.

유사한 이야기의 다른 영화들이 떠올라 관람이 망설여질 가능성도 있다. 과학 기술의 힘을 빌린 복제물로 망자를 대체하고 그리움을 해소하는 설정이 앞서 공개됐던 'A.I' '원더랜드'와 얼핏 비슷해 보여서다. 그러나 선입견은 금물!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다소 많아 부담스럽지만, 보고 나면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지고 머릿속이 여러 개의 질문으로 가득찰 만큼 진한 여운에 사로잡힌다. 좋은 영화의 힘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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