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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스라엘·이란 교전 멈췄지만…레바논·호르무즈가 종전협상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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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09.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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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베이루트공습에 이란 미사일 보복...이스라엘, 이란 본토 맞불 타격
트럼프 즉각 중단 요구 뒤 양측 조건부 정지...헤즈볼라 전선, 교전 지속
호르무즈 봉쇄·후티 홍해 위협·이란 핵, 협상 타결 변수
IRAN-CRISIS/ISRAEL
이스라엘 아이언돔 미사일 방어체계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이스라엘 측에서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로이터·연합
이스라엘과 이란이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즉각 발포 중단 요구를 계기로 지난 4월 8일 휴전 이후 두달 만에 재개된 교전을 하루 만에 멈췄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에 이란이 탄도미사일로 보복하면서 전면전 위기까지 치달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다만 이스라엘의 레바논 헤즈볼라 공격 고수, 이란의 재개 경고,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이스라엘 관련 선박 항행금지 위협이 겹치면서 종전 협상의 불안정성이 다시 부각됐다.

Trump Netanyahu Division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25년 12월 2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도착 인사를 나눈 뒤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클럽으로 들어가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발포 중단 요구…이란·이스라엘, 조건부 공격 중지 선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이란은 즉각 발포를 멈춰야 한다"며 "종전 협상은 무지나 어리석음만이 방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는 최종 합의 시까지 유지된다. 상황은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약 1시간 뒤 이란군 통합지휘 기구인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이란 관영 매체를 통해 "시온주의 정권에 고통스러운 대응을 가했으며 이란군 작전 중지를 선언한다. 레바논 남부를 포함해 침략이 계속되면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압도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성명을 냈다고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공영방송 IRIB가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영상 성명에서 "테헤란의 테러 정권이 타격을 받은 뒤 우리에 대한 공격을 멈췄기 때문에 현재 이 전선에서의 공습은 당분간 중단한 상태다. 그 테러 정권이 다시 공격하는 실수를 범한다면 강력한 무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습 중단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후속 조치도 잇달았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임시 휴교한 학교 대부분이 다음날 수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란도 민간 항공에 대한 영공 제한을 해제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SYRIA ISRAEL IRAN CONFLICT
이란 탄도미사일 잔해가 8일(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 교외 나즈하 인근 농경지에 떨어져 있다./EPA·연합
◇ 이스라엘, 베이루트 다히예 공습 감행…이란, 이스라엘 공군기지에 탄도미사일 보복

이번 교전의 직접 원인은 이스라엘이 7일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Dahiyeh)를 공습한 것이었다. 다히예는 이란이 공격 시 전면전 재개를 경고한 '레드라인' 구역으로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습으로 2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공격을 멈추지 않은 데 이어 베이루트 공습까지 감행하자 7일 밤 라맛 다비드 이스라엘 공군기지를 겨냥해 탄도미사일 1차 공격을 단행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여러 차례 파상 공격으로 총 24발 발사했으며 전량이 요격되거나 비거주 지역(개활지)에 낙탄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전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7일 밤과 8일 새벽 사이 1차로 이란 서부·중부의 방공체계 9기를 타격했고, 8일 오전 이란 남서부 마흐샤르(Mahshahr)의 카룬(Karoun) 석유화학시설 공장 3곳을 추가 타격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에 이스라엘 남부의 네바팀(Nevatim)·텔노프(Tel Nof) 공군기지를 반격했고, 예멘 후티 세력도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TOI는 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교전이 15시간 동안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란에서는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서 최소 15명이 부상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반면 레바논 남부에서는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의 교전이 이스라엘-이란 공습 중단 이후에도 지속됐다. 이스라엘 자폭 드론이 레바논 남부 해안 도시 티레(Tyre)에서 차량을 공격해 1명이 숨지고,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 이스라엘군 주둔지를 향해 로켓 3발을 발사했다고 레바논 국영 NNA통신이 전했다.

Lebanon Israel Iran War
지난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엘리 쿠리 레바논군 대위의 아내 로제트(왼쪽)가 8일 레바논 남부 크파르 자라에서 진행된 장례식에서 애통해하고 있다./AP·연합
◇ 로이터 "이스라엘, 협상 배제에 반발"…NYT "이란, 헤즈볼라 방어 과시"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의 만류에도 이란을 공격한 것은 미국·이란 종전 협상에서 자국 이해를 반영하게 하려는 메시지를 트럼프 행정부에 보내려는 의도였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히브리대의 대니 오르바흐 교수는 로이터에 "이스라엘은 자국 이해를 너무 심하게 짓밟을 경우 협상 테이블을 뒤엎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오페르 구터만 선임연구원은 WSJ에 "이란은 레바논 문제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장이 맞지 않는다는 확신 속에 헤즈볼라를 더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NYT는 이란의 새 지도부가 공세적 대응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세에서 생존하고, 호르무즈 해협 장악이라는 전략적 지렛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분석했다.

스위스 제네바대학원의 이란 분석가 파르잔 사베트는 NYT에 "이란 지도부는 트럼프가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있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세계 경제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전쟁을 재개하려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설령 재개된다 해도 이를 감당할 수 있다고 상당히 자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자문기구 국가이익수호위원회의 사데그 라리자니 의장은 "저항의 축 어느 일원이 공격받으면 대응은 지리적 경계를 넘어 지역 세력균형을 바꿀 것이라는 전략 독트린의 공식 선언"이라고 주장했다고 NYT가 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외교와 국방은 국력을 떠받치는 두 날개로, 우리는 전장도, 협상 테이블도 결코 떠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IRAN-CRISIS/
선박들이 8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안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다./로이터·연합
◇ 레바논·호르무즈·홍해, 종전 협상 변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이란 합의 결정권과 관련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내가 모든 결정을 내린다. 모든 결정을. 네타냐후는 결정권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파키스탄·카타르 등 5개국은 트럼프 행정부에 이스라엘의 이란·베이루트 공격 중단과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중단을 동시에 압박했다고 AP가 역내 관리 2명을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교전을 중단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후티 반군은 이날 "이스라엘 관련 선박의 홍해·아덴만·밥엘만데브(Bab el-Mandab) 해협 내 항행을 전면 금지한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브렌트유 7월 인도분이 4% 이상 급등해 배럴당 97달러(14만82000원)를 돌파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를 돌파하려던 팔라우 국적 유조선 마리벡스(M/T Marivex)호를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 소속 F/A-18 슈퍼 호넷 전투기가 정밀 유도탄으로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NYT는 해상 데이터 업체 윈드워드(Windward)를 인용해 선박이 오만 해안에 정박한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해 인도인 승무원 24명 전원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4월 13일 해상봉쇄 시행 이후 미군이 무력화한 상선은 7척으로 늘었고, 현재까지 134척을 회항 조처하고 인도적 지원 선박 42척의 통항을 허용했다고 중부사령부가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모함마드 악바르자데 IRGC 해군 대변인, 하미드 호세이니 이란석유가스수출연합 대변인, IRGC 호르무르간주(州) 지역 사령부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며 "EU가 항행의 자유 신규 제재 제도를 처음 적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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