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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소멸 두고 정치권 의견 ‘분분’…기업형 임대주택 대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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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6. 06. 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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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정상화 과정…전세대출이 시장 왜곡하는 측면 있어"
吳 "서민 주거 사다리 무너지는 정책 참사"
국내외 투자자의 임대주택 시장 관심 초읽기
"품질 제고·전세사기 예방" vs "임대료 상승 우려" 혼재
서울 빌라 월세 22개월 연속 상승, 오피스텔 월...<YONHAP NO-6216>
서울 용산 일대의 다세대 주택지구 모습./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세 제도의 미래를 두고 상반된 진단을 내놓으면서 향후 임대차 시장 변화와 대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이 새로운 주거 모델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임대료 상승과 임차인 부담 확대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 매물 감소 현상에 대해 "전세는 지금 사라져 가는 추세이고 정상화 과정"이라며 "과거 전세대출을 많이 해준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고, 시장을 왜곡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오 시장은 정반대 입장을 내놨다. 그는 "전세 소멸은 정상화가 아니라 서민의 주거 사다리가 무너지는 정책 참사"라며 "전세는 무주택 서민들이 적은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시각은 엇갈리지만, 시장에서는 전세 감소와 월세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모인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줄면서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대차 시장 불안의 배경으로는 고금리 기조, 전세사기 여파, 전세보증금 반환 부담 등이 꼽힌다.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재지정 과정에서 실거주 수요가 늘며 전세 공급이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비아파트 시장에서도 전셋값 상승세는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연립주택 전셋값은 전월 대비 0.44% 상승했다. 이는 2013년 9월 이후 약 1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1~4월 누적 상승률도 1.34%로 2011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월세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같은 기간 서울 연립주택 월셋값 누적 상승률은 1.60%로 전세 상승률을 웃돌았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7월 이후 같은 기간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월세화 흐름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세보증금 반환 부담과 금융환경 변화, 전세사기 이후 커진 보증금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전세 비중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중심의 기업형 임대주택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기업형 임대주택은 개인 집주인이 아닌 기업이 대규모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주거 서비스 품질 향상과 계약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고, 정부 입장에서는 민간 자본을 활용해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KT에스테이트, SK디앤디, MGRV 등이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코리빙과 기업형 임대주택을 결합한 사업 모델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다만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본격적인 산업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기관투자자의 국내 진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모건스탠리, KKR 등은 국내 파트너와 공동 투자하거나 관련 펀드를 조성해 오피스텔과 코리빙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국내 임대주택 시장을 새로운 투자처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기관투자자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경우 수익성 확보를 위해 임대료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 물량이 줄고 월세 중심의 임대차 시장이 자리 잡을수록 임차인의 선택권과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업형 임대주택이 전세 축소 시대의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공공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선주 경기대 부동산 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는 "기업형 임대주택은 전세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위험을 줄이고 임대관리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성이 크다"면서도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비싼 월세 시장'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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