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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그럼에도 구식 장난감이 필요해 ‘토이 스토리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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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6. 06.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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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태블릿PC에 입지 좁아진 구식 장난감들의 활약 그려
톰 행크스 등과 새로 가세한 그레타 리의 목소리 '화음' 일품
편수 누적으로 식상하고 지루해져…17일 개봉, 전체 관람가
토이 스토리 5
17일 개봉하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5'에서 '우디'와 '버즈(왼쪽 사진), '제시'는 스마트 태블릿 '릴리 패드'의 등장에 설 자리를 잃어버린다./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구닥다리 장난감 '제시'(조안 쿠삭)와 '버즈'(팀 알렌) 무리의 보호자인 '보니'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 탓에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기 어려워하는 소녀다. 이 모습을 안쓰러워하던 '보니'의 부모는 딸에게 스마트 태블릿 '릴리 패드'(그레타 리)를 선물하고, '보니'는 '릴리 패드'를 통해 알게 된 또래들과 급속도로 가까워지지만 갑작스러운 사이버 불링(온라인 상의 집단 괴롭힘)에 크게 상처받는다. 이 와중에 찬밥 신세가 된 '제시'와 '버즈'는 '보니'의 마음을 되돌리는 동시에 좋은 친구를 찾아주겠다는 일념으로 자신만의 길을 떠났던 '우디'(톰 행크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돌아온 '우디'는 장난감들의 예전 리더답게 용기를 내어 '릴리 패드'를 제압하려 하나, 영리한 '릴리 패드'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2019년 공개됐던 4편 이후 7년만에 돌아온 '토이 스토리 5'는 '정치적 올바름'과 '중용의 미덕'을 중요시하는 디즈니·픽사의 간판 애니메이션답게, '너도 옳고 나도 옳고 우리 모두 옳은' 갈등 해소의 과정과 결과를 제시한다. 대면 접촉 대신 휴대전화 혹은 태블릿 PC로 타인과 소통하고 혼자 노는 요즘 세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옛 것이 좋아'를 외칠 법도 하지만, 보란듯이 그같은 예상을 기분좋게 비켜간다.

공동 연출자인 맥케나 해리스 감독이 얼마전 화상 기자 간담회에서 "전자기기는 나쁘고, 전통적인 놀이 방식이 좋다는 이분법적 방식은 하지 않는 것으로 초기부터 접근했다"고 밝힌 것처럼, 손때 묻은 인형들과 '릴리 패드'같은 전자 기기의 관계는 대립이 아닌 상대의 모자란 구석을 채워주는 보완의 개념으로 그려진다. 또 이들 모두 방법론적 차이는 있으나, '보니'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똑같다고 강조한다.

여성으로 설정된 장난감 캐릭터들의 주도적인 활약은 균형 감각을 더한다. 그동안 '우디'와 '버즈'에게 다소 가려있던 '제시'가 주인공을 맡아, 극에 색다른 활기를 불어넣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해결책을 내놓는다. 자칫 밉상으로 보이기 쉬운 '릴리 패드'조차도 줄거리가 진행될수록 영리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면모를 과시한다. 캐릭터의 입체적인 설정과 더불어 '패스트 라이브즈' '트론: 아레스' 등으로 친숙해진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의 구성진 목소리 연기가 얹어진 덕분으로 풀이된다.

그래도 편수 누적에 따른 약간의 식상함과 지루함은 완전히 피해가기 어렵다. 결말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이야기를 급하게 마무리하는 듯한 느낌도 지우기 힘들다. 속편의 완성도가 늘 전편에 버금가는 시리즈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이제는 그 명성이 조금씩 수명을 다해가는 것같아 살짝 아쉽다. 17일 개봉, 전체 관람가.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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