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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산책] ‘남편들’, 티격태격 관계가 만든 유쾌한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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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06.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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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현남편, 납치된 아내 구하기 위해 공조
진선규·공명 중심의 코믹 액션
남편들
'남편들'공명(왼쪽)·진선규/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은 납치극이라는 익숙한 설정을 전남편과 현남편의 동행으로 비튼 코미디다.

'남편들'은 납치된 아내 시내(강한나)를 구하기 위해 전남편 충식(진선규)과 현남편 민석(공명)이 손을 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가까워질 이유가 없어 보이는 두 남자가 같은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는 설정은 단순하지만 웃음의 출발점은 분명하다. 영화는 이들의 어색한 관계를 무겁게 파고들기보다 상황이 만드는 소동과 배우들의 호흡으로 풀어간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성격도 직업도 다른 두 남자가 있다. 충식은 몸으로 먼저 부딪히는 마약반 형사이고, 민석은 비교적 차분하고 이성적인 수의사다. 시내를 구해야 한다는 이유 하나로 엮인 두 사람은 처음부터 서로를 불편해한다.

영화의 재미는 이 대비에서 나온다. 충식이 거칠게 밀고 나가면 민석은 당황하거나 받아친다. 전남편과 현남편이라는 관계가 가진 불편함도 영화 안에서는 심각하게 소비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차이는 큰 사건보다 작은 충돌에서 더 잘 살아나고 그 부딪힘이 코미디의 흐름을 만든다.

배우들의 호흡도 작품을 끌고 가는 힘이다. 진선규는 특유의 생활감 있는 얼굴로 충식의 투박함을 자연스럽게 살린다. 거칠지만 미워하기 어려운 인물로 중심을 잡는다. 공명은 민석을 통해 그와 다른 결을 보여준다. 말끔하고 이성적인 인물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며 보이는 반응이 충식과 균형을 맞춘다. 두 배우가 주고받는 티격태격한 에너지가 작품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남편들
'남편들' 강한나/넷플릭스
남편들
'남편들' 진선규/넷플릭스
주변 인물들도 소동극의 분위기를 보탠다. 시내 역의 강한나를 비롯해 윤경호, 김지석, 이다희, 전소민 등이 각자의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등장하며 두 남자의 여정을 더욱 복잡하고 유쾌하게 만든다. 범죄 조직과 조폭, 기자 캐릭터까지 얽히면서 사건은 점점 커지지만, 영화는 끝까지 긴장감보다 코미디에 무게를 둔다.

'남편들'은 날카로운 풍자보다 부담 없이 웃을 수 있는 대중적인 코미디에 가깝다. 배우들의 친근한 매력과 상황극의 호흡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이유다. 물론 모든 웃음이 고르게 터지지는 않는다. 일부 장면은 익숙한 말장난이나 과장된 리액션에 기대는 인상도 있다. 코미디의 타율은 관객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는 단순한 구출극에서 조금 벗어난다. 전남편과 현남편이라는 설정은 우스꽝스럽게만 보일 수 있지만 영화는 그 안에서 가족이라는 관계의 복잡함을 가볍게 건드린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불편한 감정을 잠시 내려놓는 과정, 계속 부딪히던 두 남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되는 순간은 이 작품이 가진 따뜻한 지점이다.

'남편들'은 설정, 웃음의 방식도 익숙해 새로움으로 승부하는 작품은 아니다. 큰 기대를 걸기보다 편하게 따라갈 때 장점이 잘 보인다. 웃음의 타율은 관객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진선규와 공명이 만들어내는 티격태격한 조합만큼은 끝까지 볼 만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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