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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하반기 전망 ‘비’…범용 덫 걸린 석화, 특별법 앞세워 ‘속도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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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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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대한민국 석유화학 산업을 향한 위기감이 걷히지 않고 있다.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변수로 상반기 일부 실적 개선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시장은 이를 단기적인 착시 효과일 뿐이라며 냉혹하게 평가한다.

이를 방증하듯 대한상공회의소는 하반기 산업 기상도에서 석유화학 업종에 '비'를 예보했다.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어두운 전망이다.

냉정한 현실은 신용평가사들의 움직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1분기 실적을 지켜보며 관망세를 유지하던 신평사들은 6월 정기평정을 기점으로 주요 기업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LG화학과 여천NCC의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롯데케미칼의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기초유분 자급률 상승과 글로벌 공급 과잉이라는 근본적 한계 앞에서 차입금 부담만 커진 결과다. 한때 수출 견인차였던 나프타분해설비(NCC)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현실은,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에 업계는 단순한 감산과 비용 절감을 넘어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사활을 걸었다. '범용의 덫'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생존의 기로로 업계를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악화된 범용 설비 가동을 멈추거나 매각을 추진하는 한편, 이차전지 핵심 소재와 바이오 기반 화학제품,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옮겨가는 중이다. 아울러 폐플라스틱 열분해 등 친환경 자원순환 생태계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며 자생력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요한 점은 기업들의 이 같은 처절한 사투가 개별 기업의 몫으로만 남겨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행히 지난 4월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며 민관이 위기를 극복할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다.

이제 관건은 지원의 '속도'와 '실효성'이다.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될 만큼 업계의 자금줄이 팍팍해진 상황인 만큼, 하반기 정책 방향에는 법의 취지를 살릴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즉각 가동돼야 한다.

특히 특별법에 명시된 민관 협의체를 단순한 소통 창구를 넘어선 '실행 컨트롤타워'로 격상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의 설비 매각과 공정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허가 병목 현상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고, 석유화학단지의 공동 인프라를 효율화하는 등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규제와 비용 문제를 정부가 직접 조율해야 한다. 실질적인 사업 재편 승인 속도를 높여 투자 시기를 놓치지 않게 하는 것이야말로 특별법이 지향해야 할 핵심 가치다.

사후약방문식 대응으로는 골든타임을 지킬 수 없다. 일시적인 실적 개선이라는 착시 현상에 취해있을 여유가 없다. 설비 합리화와 사업 재편 시도가 훗날 대한민국 석유화학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도록, 마련된 특별법을 지렛대 삼아 정부와 업계가 '원팀'으로 선제적 총력전을 펼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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