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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MOU, 이란 ‘황금 무기’ 호르무즈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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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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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 무료 통항 문구가 불씨…미국·이란, 해협 관리권 해석 충돌
이란, 오만 우회 항로 반발…로이터 "아란, 호르무즈를 핵협상보다 우선"
WP "중간선거 앞 공화당 부담"…유가·생활비 재상승 위험
IRAN-CRISIS/USA-STRIKES
8일(현지시간)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이 공습한 이란 호르모즈간주 쿠헤스탁의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소셜미디어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로이터·연합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가 8일(현지시간) 이란을 이틀 연속 공습하면서 지난달 17일 서명된 종전 양해각서(MOU)는 발효 3주 만에 사실상 붕괴 위기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를 "쓰레기(scum)"로 원색 비난하며 "MOU가 끝난 것 같다"고 선언했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쿠웨이트·바레인 내 미군 관련 표적 85곳을 보복 타격하면서 양측의 '충돌-협상-충돌' 사이클이 다시 가동됐다.

IRAN-CRISIS/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3척이 발사체에 피격된 뒤 미국 중부사령부가 이란에 대한 새 공습이라고 밝힌 타격 이후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는 모습으로 7일(현지시간) 공개된 영상 캡처 사진./로이터·연합
◇ MOU '60일 무료 통항' 문구 충돌…미·이란, 호르무즈 항로 해석 갈등

이번 무력 충돌의 직접적 발단은 지난 6∼7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 3척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었다. 공격 대상은 이란이 아닌 오만 해안에 가까운 항로를 이용한 선박들이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이란은 MOU의 "이란이 최선을 다해 60일간 무료로 상선의 안전 통항을 보장한다"는 문구를 미국이 이란의 해협 관리권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하는 반면, 미국과 걸프 아랍 국가들은 해당 문구가 이란의 무력을 동반한 항로 제한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IRGC는 무선으로 선박에 접촉해 이란 지정 항로로 변경할 것을 요구해 왔고, 이를 거부하는 선박이 공격 표적이 됐다고 FT는 분석했다.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의원은 소셜미디어(SNS)에 "호르무즈에서의 새로운 이란 질서를 인정하라: 이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썼다.

Iran US Fact Focus
한 선박이 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좌초해 있는 모습으로 이란 국영TV 방송 화면을 캡처한 사진./AP·연합
◇ 로이터 "호르무즈, 이란의 황금 무기…핵 문제보다 우선순위"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핵 협상보다 높은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이란 고위 소식통 2명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란의 '황금 무기(golden weapon)'인 호르무즈 문제를 빼앗으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란이 수십 년 동안 해협 봉쇄를 '최후의 수단'으로 여기며 자제해 왔던 것은 국제적 고립 심화와 자국 경제 타격을 우려해서였다. 그러나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피살되고, 핵심 지도부가 제거되자 이란 지도부는 "잃을 것이 없다"는 판단 아래 해협을 완전히 봉쇄했고, 이로써 역사상 최대의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이 빚어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은 한 번 봉쇄로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만큼 이 권한을 공식화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핵 협상은 미국이 이란의 해협 완전 관리권을 수용한 후에야 시작할 수 있다고 이란 고위 소식통들이 밝혔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 알리 안사리 현대사학 교수는 "양측 모두 경제적 압박을 느끼면서도 각자 더 밀어붙이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Turkey NATO Summit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한 기자회견 중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AP·연합
◇ NYT "성급한 MOU가 화근…모든 선택지 비매력적"…트럼프, 기반 시설 타격·하르그섬 점령 위협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3000년 만의 중동 평화"를 선언한 지 불과 2주 만에 MOU가 붕괴 위기에 처한 배경을 분석하면서 14개 항목의 MOU가 핵 문제·호르무즈 관리권·이란 미사일 프로그램 등 핵심 쟁점들을 향후 60일 협상으로 미뤄 사실상 봉합만 한 데 근본 원인이 있다고 짚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 리처드 폰테인 최고경영자(CEO)는 NYT에 "가장 가능성 높은 결과는 장기적인 왕복 국면(long oscillation)"이라며 "냉전과 저강도 열전 사이를 오가고, 그 틈을 중재 외교가 메우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하루 만에 이란의 모든 다리를 무너뜨릴 수 있다. 담수화 시설도 타격할 수 있고, 하르그섬도 점령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등 선택지를 공개적으로 거론했으나 전면전 재개는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동시에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이란군 최고사령부 격인 하탐 알안비야 중앙본부는 미군 공격 지원의 출발점이 되는 모든 시설이 이란군의 합법적 타격 대상이라고 선언했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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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객이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95%는 미국이 생활비 위기(affordability crisis) 한가운데 있다고 생각했으며 많은 응답자가 휘발유와 식료품 등 필수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AFP·연합
◇ WP "중간선거 앞둔 공화당 부담"…유가·생활비 리스크 재부상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MOU 붕괴를 선언한 것이 11월 중간선거를 4개월 앞둔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을 다시 안겨준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중도파 지원단체 리퍼블리컨 메인스트리트 파트너십의 새라 챔벌레인 대표는 "유권자들의 핵심은 생활비 문제"라며 "가솔린·식료품값이 다시 오르면 이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뉴스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등록 유권자의 58%가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개시가 잘못된 결정이라고 답했고, 응답자의 87%가 장기 군사 충돌 회피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전쟁부)는 이란 전쟁 초기 작전 비용으로 이미 의회에 약 700억달러(105조4900억원)를 요청한 상태이며 비용은 매주 증가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의 엘리 게라나마예 연구원은 FT에 "이란은 광범위한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 해협에 대한 레버리지, 즉 '대량 혼란의 무기'를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며 "트럼프에게는 해협 재개방이 MOU의 핵심인 만큼, 그것 없이는 공화당 강경파로부터 전쟁 재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양측이 MOU 서명 전에 해협에 대한 상호 수용할 수 있는 프로토콜을 마련했어야 했다"며 "이런 합의 부재가 지속될수록 교착 가능성이 높아지고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내다봤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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