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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창덕궁서 중국인 무술 무단 시연…외국인들 ‘한국 문화’로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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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 정아름 기자

승인 : 2026. 07. 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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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15일 서울 종로구 창덕궁 인정전에서 중국인들이 사전 허가없이 무술을 시연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창덕궁 무료 개방 기간에 중국인들이 궁궐 경내에서 사전 허가 없이 무술을 시연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를 지켜본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해당 시연을 한국의 전통 무예 공연으로 오인하면서 국가유산의 문화적 정체성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12시 10분경께 서울 종로구 창덕궁 인정전 앞마당에서 중국 전통 의상을 갖춰 입은 중국인들이 관람객들 사이에서 태극권으로 추정되는 무술을 선보였다. 해당 시연은 국가유산청의 사전 허가나 협의 없이 진행됐다.

이들은 관람객이 드나드는 인정전 앞 공간 일부를 차지한 채 무술 동작을 상당시간 이어갔다. 별도 촬영 장비를 동원하거나 큰 소음을 내지는 않았다. 중국 전통 의상과 무술 동작이 궁궐을 배경으로 펼쳐지면서 주변 관람객들의 시선도 이들에게 집중됐다.

무술 시연이 진행되는 동안 인근에는 궁궐 관리 인력이 있었지만 별다른 제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본지 기자가 현장 초소를 찾아 문제를 제기했지만 즉각적인 조치는 없었고 이후 국가유산청에 항의한 뒤에야 인정전 담당 근무자가 현장으로 나와 "이곳에서는 공연을 할 수 없다"고 안내했다. 이에 중국인들은 시연을 중단했다고 국가유산청측은 전했다. 이들의 국적이 중국인이라고 국가유산청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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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종로구 창덕궁 인정전에서 중국인들이 중국 전통 무술로 보이는 태극권을 시연하고 있다. 이날 창덕궁과 종묘, 조선왕릉 등이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를 기념해 무료 개방중인 가운데 창덕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중국 무술 시연을 한국의 전통 문화 공연으로 인식해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있다. /정재훈 기자

문제는 이를 지켜본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해당 시연을 한국의 전통문화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무술 시연을 지켜보던 외국인 관광객 A씨는 본지에 "한국 전통 무술 공연을 직접 보게 돼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국인 관람객 B씨에게 기자가 "해당 공연은 한국 전통 무술 공연이 아니다"라고 설명하자 "한국 고유의 무술도 아닌데 왜 창덕궁에서 공연을 하는거냐"고 반문했다.

별도의 안내나 설명 없이 창덕궁 경내에서 중국 전통 무술 시연이 이뤄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를 한국의 전통문화로 오인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창덕궁이 의도치 않게 다른 나라의 전통문화를 홍보하는 공간처럼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 제4조는 궁궐 경내에서 다른 관람객의 관람에 지장을 주는 행위와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규정을 위반할 경우 현장 관리자가 행위 중단을 요구하거나 퇴장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한국을 대표하는 궁궐에서 중국인이 자국 전통 복장을 입고 무예를 하는 것은 기본적인 관람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자금성에서 한국인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는 것과 뭐가 다르냐"면서 "중국인들이 한국에 여행오는 것은 환영하지만 국제적인 관람 에티켓은 잘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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