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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2.7조 승부수…비만약 핵심 펩타이드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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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07. 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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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타이드 전문 CDMO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
직접 건설 대신 M&A 택해 시장 진입 속도 높여
비만약 수요 겨냥한 승부수…투자 성과가 관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펩타이드 의약품 분야에 진출한다. 신규 분야에 진출할 때마다 생산시설을 직접 건설했던 지난 행보와 달리,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을 통째로 인수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급성장한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는 동시에, 글로벌 생산거점과 기술력, 고객 기반을 한 번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일 공시를 통해 폴리펩타이드 그룹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의 펩타이드 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한 펩타이드 CDMO 전문기업이다. 스위스 바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인수 금액은 약 2조7000억원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로 책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인 2조69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이기도 하다.

대규모 투자의 배경에는 글로벌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있다. 펩타이드는 최근 비만·당뇨 치료제로 각광받는 GLP-1 계열 의약품의 원료로 쓰이는 물질이다. 단백질의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이 짧게 사슬처럼 연결된 물질로, 체내에서 호르몬이나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비만치료제는 현재 단일 질환 치료제 중 성장성이 가장 높게 평가돼 핵심 원료인 펩타이드의 수요 역시 함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과 다른 점은 시장 진입 방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ADC(항체약물접합체) 등 신규 모달리티로 분야를 확장할 때마다 생산시설을 직접 구축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반면 이번에는 기존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재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일부 제품에서 공급 부족이 나타날 정도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통상 3~5년이 걸리는 신규 공장 구축 대신 생산시설과 기술, 고객 기반을 한번에 확보할 수 있는 기존 기업 인수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수 후 펩타이드 의약품 개발·생산 전주기 역량을 단기간에 내재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펩타이드 치료제 관련 1000건 이상의 개발·생산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유럽·미국·인도 등 5개국에 6개 생산 거점 및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 중이며, 1500여 명의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신규 고객 확보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인수 직후부터 안정적 수주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현재 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릴리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와의 CDMO 계약을 승계하는 만큼 초기 사업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인수는 항체·mRNA·ADC를 넘어 신규 모달리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이 중장기 과제로 꼽혀왔다. 이에 고성장 분야인 펩타이드 사업 진출은 기존 사업 구조를 보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기회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항체와 펩타이드 등 다양한 모달리티를 동시 개발하고 있어, 기존 고객사를 대상으로 추가 수주를 이끌어 내는 '교차 수주' 전략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은 과제로 남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송도 제2·3바이오캠퍼스와 미국 록빌 생산시설 증설을 위한 추가 투자가 예정돼 있다. 이번 M&A까지 더해지면 단기간 내 자금 소요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회사는 인수 대금을 보유 현금과 차입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향후 차입 부담을 관리하면서 투자를 얼마나 빠르게 실적으로 연결할지가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이번 인수는 생산능력·사업 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대 성장축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양사의 독보적인 역량을 결합해 고객에게 더욱 폭넓고 우수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CDMO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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