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서 첫 인사는 단순히 승진자와 전보 대상자의 이름을 발표하는 행정 절차가 아니다. 새로운 시장이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조직을 운영할 것인지, 무엇을 중시하고 어떤 공직문화를 만들 것인지 공직사회에 처음 보내는 신호다. 공무원들은 취임사를 오래 기억하지 않는다. 누가 어떤 자리에 배치됐는지, 어떤 사람이 중용됐는지를 통해 시장의 생각을 읽는다. 첫 인사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성휘 목포시장의 첫 정기인사가 마무리됐다.
목포시는 성과와 실행력, 적재적소 배치, 공정한 인사를 이번 인사의 원칙으로 제시했다. 인사권자인 시장에게는 사람을 선택할 권한이 있고, 그 권한은 존중받아야 한다. 또 개별 인사의 이유를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 것도 행정에서는 일반적인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사가 평가의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인사는 설명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좋은 첫 인사는 조직을 흔든다.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에게는 희망을, 안주하는 조직에는 긴장감을 준다. "조직 안에서 이제는 달라질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길 때 비로소 인사는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반대로 시장이 바뀌었는데도 조직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게 남았다면 그 첫 인사는 기대를 충분히 채우지 못한 것이다.
이번 인사를 두고 공직사회 안팎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은 승진자의 면면이 아니었다.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누가 승진했는지가 아니라 이번 인사가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는지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고, 시장이 바뀌었음에도 조직을 움직일 만큼의 메시지는 읽히지 않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결국 이번 인사는 사람보다 분위기가 더 많이 회자된 인사로 남았다.
첫 인사는 조직에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앞으로 어떤 공무원이 인정받고,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하는지 조직이 스스로 체감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그 기준이 선명할수록 조직은 움직이고, 기준이 흐릴수록 조직은 관성으로 돌아간다. 행정은 제도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사람과 분위기로 움직인다. 그 분위기를 만드는 출발점이 첫 인사다.
더 아쉬운 것은 시기였다.
취임 직후는 시장이 가장 큰 동력을 가지고 조직을 새롭게 정비할 수 있는 때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해관계는 복잡해지고 변화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가장 크게 바꿀 수 있는 시기에 가장 강한 메시지를 남기지 못했다면, 이후 인사에서 그 빈자리를 메우기는 결코 쉽지 않다.
물론 첫 인사만으로 한 시장의 성공과 실패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첫 인사는 앞으로 4년의 방향을 짐작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장면이다. 시민은 인사 명단을 오래 기억하지 않지만, 그 인사가 만들어 낸 행정의 결과는 오래 기억한다. 공직사회 역시 발령장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인사 이후 조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기억한다.
결국 인사의 가치는 발표되는 순간이 아니라 시간이 지난 뒤 증명된다.
조직이 활력을 얻고 시민이 변화를 체감한다면 이번 인사는 좋은 인사로 남을 것이고, 조직의 분위기가 그대로이고 행정의 방식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이번 첫 인사는 변화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인사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첫 인사는 끝났다.
이제 시민과 공직사회는 시장의 말이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인사와 시정 성과를 통해 이번 첫 인사가 새로운 출발이었는지, 아니면 달라질 수 있었던 기회를 흘려보낸 순간이었는지를 냉정하게 평가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