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4마력에도 승차감·정숙성 인상
2.7톤 차체, 어떤 환경서도 '민첩'
라운지 시트 등 2열 럭셔리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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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내 판매에서 처음 S클래스를 제친 BMW 7시리즈는 올해 상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BMW코리아에 따르면 7시리즈(전기차 i7 포함)는 올해 상반기 3077대가 판매되며 S클래스(AMG 포함·1839대)를 1200대 이상 앞섰다. 가솔린과 디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순수전기차(EV)까지 폭넓은 파워트레인 전략이 시장에서 통했다는 평가다.
그 가운데 BMW i7 xDrive60은 현행 7시리즈가 추구하는 플래그십의 방향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모델이다. 최근 시승한 i7은 '빠른 전기차'보다 '가장 완성도 높은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강력한 성능은 기본이고, 정숙성과 안락함, 디지털 경험까지 모두 갖춘 모습이었다.
첫인상부터 압도적이다. 전장 5390㎜, 전폭 1950㎜, 전고 1545㎜, 휠베이스 3215㎜의 차체는 존재감 자체가 남다르다. 거대한 BMW 키드니 그릴과 상·하단으로 분리된 헤드램프는 호불호를 떠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전기차라고 해서 내연기관 7시리즈와 디자인을 크게 구분하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여기에 공기저항계수(Cd) 0.24를 구현해 공기역학 성능까지 챙겼다.
실내는 화려함보다 정제된 고급감에 초점을 맞췄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연결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감싸고,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인터랙션 바는 주행 모드에 따라 조명과 분위기를 바꾼다. 크리스털 소재의 디테일은 플래그십다운 품격을 더한다.
주행을 시작하는 순간 i7의 진가가 드러난다. 앞뒤 차축에 각각 전기모터를 탑재한 xDrive60은 최고출력 544마력, 최대토크 76.0㎏f·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7초. 숫자만 보면 고성능 스포츠 세단의 영역이다.
하지만 i7의 진짜 매력은 폭발적인 가속력이 아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2.7t에 달하는 차체를 잊게 만드는 여유로운 가속감과 전기차 특유의 매끄러운 동력 전달이 인상적이다. 힘을 과시하기보다 품격 있게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 플래그십 세단다운 성격을 완성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승차감이다. 어댑티브 2축 에어 서스펜션과 전자제어 댐퍼는 노면의 잔진동과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낸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지날 때도 차체는 한 번에 자세를 잡고, 실내는 놀라울 정도로 고요하다. 엔진 진동과 소음이 없는 전기차의 특성까지 더해지면서 '조용하고 편안한 이동'이라는 플래그십 세단의 본질을 더욱 극대화했다.
큰 차체에도 운전은 의외로 부담스럽지 않다.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이 저속에서는 뒷바퀴를 최대 3.5도까지 반대 방향으로 조향해 회전반경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차체 안정성을 높인다. 덕분에 좁은 골목과 주차장에서는 덩치를 잊게 만들고, 고속 코너에서는 긴 휠베이스가 무색할 만큼 안정적인 거동을 보여준다.
2열은 플래그십다운 존재감을 극대화한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31.3인치 8K BMW 시어터 스크린이 펼쳐지는 순간 차량은 이동 수단이 아닌 프라이빗 라운지로 변한다. 최대 42.5도까지 기울어지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와 결합하면 장거리 이동조차 휴식으로 바뀐다.
BMW는 7시리즈를 통해 플래그십의 선택지를 넓혔다. 가솔린과 디젤, PHEV, 순수전기차까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제공하면서도 플래그십 세단에 요구되는 안락함과 고급감, 주행 성능은 그대로 유지했다.
BMW 7시리즈가 S클래스를 앞선 것은 단순한 판매량 역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오랫동안 '플래그십 세단의 기준'으로 통했던 S클래스에 맞서 BMW만의 새로운 해석이 시장의 선택을 받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특히 i7은 전동화 시대 플래그십 세단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야 하는지를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모델이었다.
BMW는 하반기 부분변경 7시리즈를 투입하며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형 7시리즈에는 차세대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의 핵심 디지털 기술인 BMW 파노라믹 비전과 최신 운영체제 'BMW iDrive X'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 2024년부터 이어진 판매 우위를 신차 효과까지 더해 이어갈 수 있을지 플래그십 세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