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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 제동 압박에 금융지주 ‘부회장직’ 다시 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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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승인 : 2026. 08. 0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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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연임 제한에 승계 검증 필요성↑…우리금융, 사장직 부활
'후계자 예약석' 논란 있었지만…투명한 검증 장치로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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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 제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차기 최고경영자(CEO) 승계 체계가 금융권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폐쇄적 승계 통로'라는 비판을 받았던 부회장직이 최근에는 차기 후보를 장기간 검증하는 승계 장치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CEO 승계 절차 개선과 최고경영자 장기 재임 제한 등을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일 CEO의 장기 집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뀔 경우, 기존 경영진 중심의 승계 방식보다 차기 후보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경영 능력을 검증하는 체계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면서, 금융권에서는 후보자가 일정 기간 그룹 경영을 경험하고 평가받을 수 있는 '중간 검증 단계'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과거 금융지주에서 활용됐던 부회장직이 다시 거론되는 배경이다.

하나금융은 부문장 제도하에 부회장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그룹 내 은행장 출신 인사를 지주 부문장으로 이동시키며 대표적인 승계 경로를 구축해왔다. 실제 지성규·박성호·이승열 전 하나은행장은 은행장 임기를 마친 뒤 지주 부문장(부회장)을 거쳤다. 현재도 지속성장부문에 이승열, 투자·생산적금융부문에 강성묵, 신사업·미래가치부문에 이은형 부문장이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KB금융은 부회장직을 폐지하고 부문장 체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주요 후보군이 그룹 핵심 사업을 경험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각 사업 부문을 맡으며 그룹 경영 전반을 경험하는 과정이 차기 리더 육성 과정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전 KB국민카드 사장), 이재근 글로벌·WM·SME부문장(전 KB국민은행장), 김성현 CIB마켓부문장(전 KB증권 사장) 등 3인 부문장 모두 핵심 계열사 CEO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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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은 최근 지주 사장직을 다시 신설하며 회장 아래 2인자급 직제를 뒀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전략부문을 전략경영총괄로 격상하고 이정수 전략경영총괄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표면적으로는 증권·보험 등 비은행 사업 확대에 따른 그룹 전략 수립과 계열사 조율 기능 강화가 목적이지만 2인자급 직제가 다시 등장했다는 점에서 향후 승계 구도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은 부사장과 주요 계열사 CEO 중심의 수평적 후보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사태 이후 지주 내 2인자 역할을 하던 사장직제를 폐지했고, 이후 부사장 직군 내 경영관리부문장(CMO·총괄 부사장)을 두며 그룹 조정 역할을 맡겼지만 허영택 CMO 이후 해당 직책도 없앴다. 현재는 지주 부사장과 계열사 CEO가 후보군으로 경쟁하는 구조다. 다만 현행 구조에서는 지주 부사장이 전략·재무·운영 등 그룹 컨트롤타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반면, 계열사 CEO는 현장 경영 성과는 확보할 수 있어도 그룹 전체를 운영하는 경험을 쌓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 부회장직이 사실상 후계자를 위한 사전 직제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폐쇄적 승계 구조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후 금융지주들은 잇따라 부회장직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며 특정 인사를 위한 '예약석' 논란을 피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바꿔왔다.

다만 장기 연임 제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부회장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부회장직을 재도입하더라도 특정 후보를 미리 정하는 통로가 아니라, 복수 후보가 경쟁하고 일정 기간 경영 능력을 검증받는 장치로 운영돼야 한다는 의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깜깜이 방식으로 후계자를 결정하는 것보다 부회장직 같은 직제를 편성해 일정 기간 후보자의 경영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절차가 중요하다"며 중간 검증 단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회장직이 단순한 예우 자리가 아니라 그룹 차원의 기능별 책임 체계 속에서 자회사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그룹 경영 전반을 경험하는 자리로 작동한다면 의미가 있다"며 "이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검증받는 과정은 차기 회장 후보 육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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