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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만들기’ 공식 바뀌었다…달라진 여름 다이어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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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08. 0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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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시 헬스장 폐업 수가 개업 수 4배 이상
러닝·비만약 열풍에 헬스장 찾는 발길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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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저녁 7시께 퇴근 시간대인데도 한산한 헬스장 내부. /김태훈 기자
"올해 신규 회원이 작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어요. 러닝 열풍에 비만약까지 유행하면서 젊은 친구들이 등록을 안 해요."

서울 동대문구에서 10년 넘게 헬스장을 운영해온 A씨는 텅 빈 운동기구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5일 오후 7시께 찾은 이곳은 퇴근 시간대인데도 한산했다. 벤치프레스 등 운동기구 대부분이 비어 있었고 러닝머신에서는 중장년층 회원 3명만 운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회원들이 기구를 이용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던 예년 여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A씨는 "원래 같으면 6월부터 휴가를 앞두고 몸을 만들겠다는 20~30대가 몰려 가장 바쁠 때"라며 "올해는 단기 회원 문의도 크게 줄어 여름 특수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때 휴가철을 앞두고 체중을 줄이거나 근육을 만들기 위해 헬스장을 찾는 것은 여름철의 익숙한 풍경이었다. 하지만 최근 운동과 체중 관리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민간 헬스장에 집중되던 수요가 분산되는 모습이다. 9일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서울 지역 체력단련시설 신규 개업은 2024년 1분기 263곳에서 올해 1분기 38곳으로 85.6%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폐업은 158곳에서 165곳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만 놓고 보면 문을 닫은 시설이 새로 문을 연 시설보다 4배 이상 많았다.

헬스장 이용이 줄어든 배경 중 하나로는 운동 선택지의 확대가 꼽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25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생활체육에 참여하는 국민 비율은 62.9%로 전년보다 2.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달리기 참여율은 4.8%에서 7.7%로 크게 뛰었다. 운동 인구 자체는 늘고 있지만 과거처럼 헬스장으로 수요가 집중되기보다 러닝과 클라이밍, 테니스, 스쿼시 등 여러 종목으로 흩어지는 셈이다.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내 헬스장이 확산하면서 별도의 회원권을 구매하지 않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직장인 장경준씨(28)는 지난 6월 회사 동료들과 스쿼시 동호회에 가입하면서 다니던 헬스장을 그만뒀다. 장씨는 "직장인이라 운동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인데 스쿼시를 시작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헬스장을 찾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위고비·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 이용이 확산한 점도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헬스장을 찾던 일부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고 있다. 마운자로를 3개월째 투여 중인 김시현씨(27)는 "예전에는 여름이면 다이어트를 하려고 헬스장부터 등록했는데 지금은 예전만큼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헬스장 수요 감소를 단순한 운동 인구 감소가 아니라 소비 방식의 변화로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러닝이나 비만 치료제 등 다양한 대체 수단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헬스장 외의 방식으로 체중 관리나 운동 목표를 달성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일시적인 유행이라기보다 소비 트렌드 자체가 변화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체재가 등장했다는 점만 탓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왜 다른 선택지를 택하는지를 살펴보고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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