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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서 쌓은 기술력 로봇으로 확장… 엔비디아 동맹으로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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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6. 08. 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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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의 LG, 피지컬AI 베팅 ①]
내년 AI 모델 이족보행 로봇 공개
배터리·센서 등 계열사 기술 총집결
데이터팩토리 학습 데이터 생산 거점
테네시 공장서 LG클로이드 성능 실증
가정·상업·산업용으로 사업영역 확대
가전 시장 가격 경쟁으로 찾아온 위기, LG전자는 인공지능(AI)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등장하던 집안일을 하는 로봇부터 산업 현장을 누비는 로봇까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가 그 기회다. AI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에서는 LG가 가전에서 축적한 냉각 기술을, 바퀴 달린 AI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서는 차량용 신경망과 자율주행 센서, 인포테인먼트 등 전장 기술을 앞세운다. 가전에서 쌓아온 기술을 AI 시대의 새로운 산업으로 확장하는 LG전자. 변화의 중심에 선 피지컬 AI 사업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LG와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협력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상용화와 맞물려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한국을 찾아 구광모 LG 회장을 미국으로 초대하겠다고 말한 지 두 달여 만에 미국에서 재회했다.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구 회장은 황 CEO에게 휴머노이드 로봇 미니어처를 건넸다. 양사의 '로봇 협력'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만남 직후 로보틱스 사업을 총괄하는 매디슨 황이 LG전자를 찾은 것 또한 양사의 협력이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LG전자는 로봇 핵심 부품부터 완제품, 데이터 인프라, 실제 제조 현장까지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로보틱스 솔루션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의 AI·컴퓨팅 기술에 LG의 부품·제조 역량을 결합해 피지컬 AI를 실제 제품과 산업 현장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18일 LG전자는 서울 서초구 LG 데이터팩토리에 엔비디아 핵심 관계자들을 초청했다. 양사의 협력이 가장 먼저 구체화되는 분야는 휴머노이드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개방형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를 기반으로 내년 1분기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할 계획이다. 온보드 AI 연산에는 엔비디아 젯슨 토르(Jetson Thor)를 적용하고, 로봇의 안전성을 지원하는 헤일로스 포 로보틱스(Halos for Robotics)도 활용한다.

LG는 여기에 자체 하드웨어 기술을 결합한다. LG전자는 액추에이터, LG이노텍은 센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등 로봇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에 계열사 역량을 투입한다. AI가 로봇의 '두뇌'라면 LG가 로봇의 '몸'을 구성하는 셈이다. 특히 액추에이터는 휴머노이드가 관절을 움직이고 힘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사람의 근육과 관절에 해당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로봇의 움직임과 작업 정밀도를 좌우한다. LG전자가 액추에이터 기술을 직접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AI 플랫폼을 실제 로봇 제품으로 구현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LG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로봇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LG는 실제 로봇이 작업하며 생성하는 데이터와 가상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기술을 활용하면 실제 환경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을 가상으로 구현해 학습 데이터를 보완할 수 있다. 여기에 LG전자가 오랜 기간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확보한 작업 데이터와 숙련공의 작업 노하우를 로봇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팩토리가 로봇 학습을 위한 데이터 생산 거점이라면 테네시 공장은 학습한 로봇의 성능을 실제 환경에서 검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게 된다. LG전자는 올해 중 휠 베이스 형태의 LG 클로이드(CLOiD)를 미국 테네시 세탁기 생산라인에 투입해 실증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 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사업의 적용 영역을 가정용·상업용·산업용으로 넓힌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전자는 올해를 로보틱스 사업 도약의 원년으로 정하고 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신설하면서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엔비디아가 가진 AI 모델과 컴퓨팅 기술에 이 같은 LG의 하드웨어·데이터·제조 역량이 결합하면서 LG가 로봇을 만드는 기업을 넘어 로봇이 학습하고 실제로 일할 수 있는 환경까지 제공하는 피지컬 AI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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