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전문성을 검증하는 민간 자격시험이 처음 시행된다. 인공지능(AI)과 푸드테크, 그린바이오 등 첨단산업과 농식품 산업의 결합이 빨라지는 가운데 농식품 분야에 특화된 벤처투자 심사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사)한국농식품벤처투자협회(회장 권준희)는 오는 10월 30~31일 ‘농식품벤처투자심사전문가(Certified Agrifood Venture Investment Analyst·CAVIA)’ 제1회 자격검증시험을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협회는 지난 4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CAVIA 자격 관리기관 등록 절차를 마쳤다. 이후 협회 연구진과 외부 연구용역 등을 통해 자격 검증을 위한 교재 편찬도 완료했다.
◇ 농식품 모태펀드 2조6000억원 넘어…“전문 심사인력 필요”
농식품 벤처투자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투자조합 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운용되는 관련 모태펀드 결성 규모는 2025년 12월 기준 2조6000억원을 넘어 3조원에 근접했다.
특히 AI 대전환과 함께 푸드테크·그린바이오·스마트농업 등 기술 기반 농식품 기업이 늘면서 투자 대상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전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심사인력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협회는 CAVIA 자격제도를 통해 농식품 벤처투자 심사인력의 실무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검증된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심사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려는 기업 경영인과 경력 컨설턴트 등에게도 자격 취득 기회를 열어 벤처캐피털리스트 예비인력 풀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농식품 벤처투자 생태계의 외연도 넓힌다는 구상이다.
◇ 기업 발굴부터 투자 회수까지…벤처투자 전 과정 평가
CAVIA 자격 소지자는 농림수산식품 분야 기업 투자에 필요한 전문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투자심사와 관련된 실무를 수행하게 된다.
주요 직무는 △농림수산식품 분야 투자 대상 기업 발굴 △산업·기술 분석 △사업성 및 재무 분석 △기업가치 평가 △투자조건 검토 △투자심사보고서 작성 △투자 후 관리 △투자금 회수(Exit) 전략 수립 등이다.
필기시험은 농식품 벤처투자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 역량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시험 과목은 △농식품산업 트렌드 분석 △사업 타당성 검토 △실사(Due Diligence) △투자심사보고서 작성과 사례 △기업가치평가 △기업성장전략과 기업가정신 △투자계약서 이해와 실무 △농식품 기업의 투자금 회수(Exit) 등 8개 과목이다.
◇ VC·AC 경력자부터 회계사·변호사 등 전문직도 응시
응시 자격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VC(벤처캐피털)·AC(액셀러레이터)·PE(사모펀드)·CVC(기업형 벤처캐피털)·신기술사업금융회사·농림수산식품 투자기관 등 협회가 인정하는 기관에서 2년 이상 투자심사 업무 등을 수행한 사람이 대상이다.
생산농업과 농업 전·후방 산업에서도 응시할 수 있다. 푸드테크와 그린바이오, 소재·부품·장비 등 관련 분야에서 사업·기술·경영 컨설팅 또는 핵심 업무를 2년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고 협회가 이를 인정하면 된다.
회계사·변호사·변리사·경영지도사·기술지도사 등 협회가 인정하는 전문 자격 보유자와 투자·산업 분야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도 협회의 자격 심사를 거쳐 응시할 수 있다.
합격하려면 학력·경력·자격 등을 평가하는 서류전형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 이후 필기시험에서 100점 만점 기준 70점 이상을 받아야 하며 핵심과목에서 40점 미만을 받으면 과락 처리된다.
협회는 제2회 시험부터 평가 방식을 필기시험 70%, 사례형 투자심사 30%로 개편할 예정이다. 단순 이론 평가에서 벗어나 실제 투자 대상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실무능력 검증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 출제·시험·채점위원회 분리…시험 독립성 강화
협회는 자격시험과 연계한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강사진은 벤처투자 업계와 학계 전문가 가운데 해당 분야 경력과 실적 등을 고려해 구성한다.
시험과 교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출제위원회와 시험위원회, 채점위원회 등을 별도로 구성해 운영할 방침이다.
첫 교육과 시험은 오는 10월 30일과 31일 이틀간 진행된다. 신청자는 이 가운데 편한 날짜를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제1회 시험은 자격검증시험 준비 교육과 연계해 공고한다. 교육과정에는 시험과목 외에도 ‘투자자 보호’와 ‘직업윤리’를 추가한다.
자격검증시험 업무를 총괄하는 정성봉 한국농식품벤처투자협회 상근부회장이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자격인증제도 시행 취지와 향후 운영계획 등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 GP 선정 전문인력 평가 반영 추진…매년 50~100명 선발
협회는 자격증이 실제 농식품 벤처투자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연계도 추진한다.
우선 모태펀드 운용사(GP) 선정 과정에서 CAVIA 자격을 전문인력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협회가 국회·공공기관 등과 공동 주관하는 사업과 행사에도 자격 취득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협회와 업무협약 또는 협력관계를 맺은 지방자치단체·대학·기관 등이 평가위원이나 강사, 패널 등 전문인력을 요청할 경우 CAVIA 자격 소지자를 우선 추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자격증의 희소성과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 방안도 마련한다. 첫 회를 제외하고 매년 50~100명 수준의 자격자를 선발해 전체 자격자 수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자격 취득 이후에도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연수와 실적관리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한다. 이를 통해 자격 소지자의 서비스 품질과 현장 전문성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협회는 제1회 자격시험 시행 이후 벤처투자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유관기관과 협의해 시험 및 자격관리 제도의 미비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