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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미 훈련 축소 속 다시 보는 캠프 험프리스…한국의 투자, 동맹 자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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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8. 2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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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설비 90% 부담…미 조야가 인정한 동맹 기여
트럼프 1기 방위비 압박·주한미군 감축론 맞선 핵심 논거
한·미 연합훈련 잇단 축소·취소…동맹 가치 고려한 언행 필요
하만주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신임 기자 시절인 1989년, 용산 미군기지 반환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외교부 북미과를 찾아갔다. 당시 만난 외교관의 답은 간단했다. "실제 움직임은 없다."

그로부터 약 30년이 흐른 2018년 6월,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가 완공됐다. 주한미군의 중심축은 용산에서 평택으로 옮겨갔다. 한국은 전체 건설 비용 약 108억달러 가운데 90%가량을 부담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미군 공여지 문제를 거론하며 "선불을 주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부가 해결해야 할 현안을 지적한 것이다. 다만 캠프 험프리스에 들어간 비용을 '선불'이라는 시각으로 평가할 때는 이 기지가 한·미동맹에서 해온 역할까지 종합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

캠프 험프리스는 단순히 한국이 미국에 제공한 미군 시설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기 행정부 당시 제기된 '동맹 무임승차론'과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에 맞서 한국의 기여를 보여주는 가장 구체적인 근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방한 당시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용을 물었다.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이 108억달러 가운데 한국이 98억달러를 부담했다고 답하자 "왜 100%를 받아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고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했다.

캠프 험프리스는 한국이 결코 '무임승차'하는 동맹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미국 의회도 이를 인정했다. 상원은 2019년 국방수권법(NDAA) 심의 과정에서 한국이 캠프 험프리스 건설 등을 통해 공동 안보에 상당한 재정적 기여를 해왔다고 평가했다.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에서도 한국의 기여를 적절히 고려해야 한다고 행정부에 주문했다.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도 한국이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용의 거의 90%를 부담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과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역시 이를 근거로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방위비 요구를 비판했다.

이 같은 평가는 이어지고 있다. 설리번 의원은 지난해 6월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 "말도 되지 않는다"며 한국의 캠프 험프리스 투자를 "미국 군대를 위한 훌륭한 투자"라고 평가했다.

특히 지금은 이 동맹 자산의 의미를 더욱 신중하게 볼 시점이다. 한·미 정례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당초 11일 일정에서 5일 만에 종료됐다. 한·미 해군과 해병대의 사단급 연합상륙훈련 '쌍룡훈련'도 올해 취소됐다.

아파치 헬기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들이 10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대기하고 있다./연합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에서도 한·미 연합훈련을 비용 문제와 연결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맞바꾸는 방안을 제안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동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연합훈련은 축소됐다.

그 전례를 기억한다면 지금 한·미 관계를 다루는 정부 당국자들의 언어는 더욱 종합적이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 캠프 험프리스 투자를 하나의 현안이나 손익 계산만으로 평가하기보다, 지난 수년간 한미동맹에서 어떤 정치적·안보적 역할을 해왔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캠프 험프리스는 방위비 압박 속에서 한국의 동맹 기여를 방어하는 논리가 됐고, 주한미군 감축·철수론에 맞서는 근거로도 활용됐다. 한국이 부담한 비용은 단순한 지출로 끝나지 않았다. 때로는 동맹에 대한 투자가 협상력이 되고, 안보 자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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