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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보폭 넓히는 농심3세 신상열… 신사업 성과가 승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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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6. 09. 1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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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이사 선임… 후계자 입지 강화
글로벌·신사업 수익성 개선 과제
3대 주주… 지주사 지분 1%대 그쳐
지분 이전 등 승계 재원 마련 필요성

농심 오너 3세 신상열 부사장이 해외사업과 신사업을 두루 맡으며 경영수업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 합류한 데 이어 북미와 홍콩에서도 경영에 참여하며 경험을 쌓는 모습이다. 신동원 회장과 전문경영인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해외·신사업에서 경영 성과를 쌓으며 승계 구도를 공고히 해나갈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 부사장은 올해 농심과 농심태경 사내이사에 선임되며 주요 경영 사안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북미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와 홍콩법인 임원도 맡아 미래사업을 넘어 해외사업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1993년생인 신 부사장은 고 신춘호 농심 창업주의 손자이자 신동원 회장의 장남이다. 2019년 농심 경영기획실에 입사해 구매실장과 미래사업실장을 거쳤다. 2024년 11월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올해 부사장에 올랐다. 지난 13일에는 결혼식을 올리며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출발을 맞았다.

입사 초기 기획과 구매 업무를 통해 회사 운영을 익혔다면, 최근에는 투자와 사업 확장에 관한 판단을 내리는 역할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특히 사내이사 선임으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위치에 서면서 경영수업의 무게도 달라졌다.

주요 평가 무대는 글로벌 사업이다. 농심은 해외시장 확대를 중장기 성장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신 부사장이 북미 지주사와 홍콩법인에서 맡은 역할도 이러한 방향과 맞닿아 있다. 해외법인의 실적 기여도가 커지는 상황에서 현지 시장과 유통망, 투자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농심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8901억원, 영업이익 12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3%, 31.7%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외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8% 늘어난 반면 국내법인은 0.5% 감소했다. 중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 해외법인의 성장세가 이어진 데다 유럽에서도 매출이 확대됐다. 다만 전사 실적 개선을 신 부사장 개인의 성과로 곧바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담당 사업에서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고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는지가 경영 역량을 평가할 근거가 될 전망이다.

미래사업실에서 맡아온 사업 다각화도 과제다. 건강기능식품과 스마트팜, 펫푸드 등은 라면 중심의 사업구조를 넓히기 위해 농심이 육성해온 분야다. 신 부사장에게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데서 나아가 시장에 안착시키고 매출과 이익을 키우는 역량이 요구된다.

아직 주력 사업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농심의 올해 상반기 라면 매출은 1조6227억원으로 전체의 85.9%를 차지했다. 글로벌 라면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신사업의 실적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 신 부사장 앞에 놓인 과제다.

경영 참여가 확대되는 속도와 달리 소유권 승계는 장기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신 부사장이 보유한 농심 주식은 20만주로 지분율은 3.29%지만,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지분은 1.41%에 그친다. 반면 신 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 42.92%를 보유하고 있다. 농심홀딩스가 농심과 율촌화학, 농심태경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만큼 그룹 소유권 승계의 핵심은 지주사 지분이다.

다만 신 부사장이 아직 30대 초반이고 신 회장도 경영 일선에 있다. 최대주주 측 농심홀딩스 지분 역시 66.83%로 안정적이다. 당장 소유권을 이전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지분 승계보다 경영 경험과 성과를 축적하는 데 무게가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분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신 부사장의 현재 보유 주식 수를 기준으로 2021~2025년 주당 배당금을 단순 적용하면 농심과 농심홀딩스 지분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세전 배당수입은 약 58억2000만원으로 추산된다. 농심에서 약 50억원, 농심홀딩스에서 약 8억2000만원이다.

이는 신 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 전체를 이날 종가로 환산한 약 1865억원의 3.1% 수준이다. 향후 실제 지분 이전 규모와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재 배당 규모만으로 단기간에 대규모 지분 이전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에는 격차가 크다. 경영 성과를 입증하는 것과 함께 장기적으로 지분 확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로 남는다.

당장 신 부사장 앞에 놓인 과제는 넓어진 경영 영역에서 자신의 성과를 쌓는 일이다. 해외에서는 성장과 수익성을 함께 챙기고, 신사업에서는 실적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 주요 계열사와 해외법인을 오가며 쌓는 경험이 사업 성과로 이어질 때, 신 부사장의 경영수업도 후계자로서 역량을 입증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 부사장의 경영 참여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은 맞다"며 "여러 사업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경영을 익혀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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