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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에 묻는것으로 끝나선 안된다”…제주제2공항, 11년 논쟁 결단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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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완 기자

승인 : 2026. 09. 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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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곤 지사 "정보 공개·객관적 검증·숙의 거쳐 판단"
조기착공 찬성측 "예정지 주민고통 외면한 공론화 반복"
반대-유보측 "환경·안전 검증하되 시한 끌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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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관련 위성곤 지사의 도민사회 뜻에 의한 결정을 따르겠다는 발언 이후 도민사회는 또 다시 갈림길에 서있다. 제주도민사회 반응을 AI이미지로 생성했다./부두완 기자
위성곤 제주지사는 지난 11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제주 제2공항 문제와 관련 "행정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기보다 충분한 정보 공개와 객관적인 검증, 숙의와 공론을 거쳐 도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환경과 안전, 관광 수용력 등 제2공항을 둘러싼 쟁점을 투명하게 검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도민의 판단을 구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제2공항의 조기 착공을 요구하는 성산·구좌·표선·남원 등 제주 동부지역 주민과 찬성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호남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영남 주민 전체에게 찬반을 묻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공항 건설로 삶과 재산권에 직접 영향을 받는 예정지와 인접 지역 주민의 의견을 우선해 수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주 경제가 침체와 일자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또다시 제주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공론화 절차를 시작하면 제2공항 추진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위 지사가 강조한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절차'가 갈등을 해결하는 해법이 될지, 아니면 11년 동안 이어진 논쟁을 다시 반복하는 과정이 될지를 놓고 제주 지역사회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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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제주도청앞에서 제주2공항 조속한 추진을 외치는 제2공항 범도민추진위원회가 주최한 범도민 궐기대회,
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구좌읍 등 주민과 찬성단체, 제주 경제계 관계자들 이야기를 들었다. 제주시와 대정읍에서 반대하거나 유보적인 입장을 가진 주민도 만났다. 제주도의원들의 발언과 현장 행보, 찬반 단체가 발표한 성명도 함께 살폈다.

현장에서 먼저 확인한 것은 '찬성'과 '반대'라는 두 단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11년의 피로였다.

대정읍에서 만난 한 주민은 제2공항에 반대한다고 말하면서도 "이제는 하든지 말든지 관심이 없다"고 했다. 만약 대정지역에 공항이 들어선다면 어떻겠느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면 찬성"이라고 답했다.

한 사람의 견해를 지역 전체의 뜻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짧은 대화는 제2공항 갈등의 이면에 환경과 안전뿐 아니라 공항과의 거리, 생활권, 지역별 기대이익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제주시에서 만난 일부 반대 주민은 동부권에 새로운 공항경제권이 형성되면 기존 상권과 관광 수요가 이동하면서 지역 간 경제 불균형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성산과 구좌 일대 주민들은 2015년 입지 발표 이후 장기간 이어진 불확실성으로 재산권 행사와 지역 투자가 제한됐다며 조속한 결론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국가가 예정지를 발표해 놓고 11년 동안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면 그동안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도 국가와 행정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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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관 제주제2공항 범도민추진위원회 위원장은 벼랑 끝에 선 도민의 삶을 살리기위한 방법은 제2공항 뿐이라며 호소하고 있다./부두완 기자
오병관 제주 제2공항 범도민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9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총력집회'를 "벼랑 끝에 선 도민의 삶을 살리고 제주의 미래 100년을 세워 달라는 절박한 호소"라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성산 주민과 상공인, 건설·관광 관련 단체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홍식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을 비롯해 강동우·한동훈·오경남 도의원 등이 참석했다.

오 위원장은 제2공항을 "제주의 반도체와 같은 기반산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섬 지역에서 공항은 단순한 토목시설이 아니라 관광과 물류, 항공산업과 우주산업, 청년 일자리를 연결하는 경제 인프라"라며 "공항 건설과 운영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도민과 지역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는 '제주형 공항경제'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투자유치 업무에 관여했던 한 전직 도 간부도 "기업이 제주에 투자할 때 자연환경만 보는 것은 아니다"며 "사람과 물류가 안정적으로 오갈 수 있는지, 산업을 뒷받침할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는지를 중요하게 살핀다"고 말했다.

하와이의 공항 체계도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다. 하와이와 제주는 인구와 산업 규모, 섬의 구성 등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섬 지역에서 항공 인프라가 주민 이동권과 관광·물류를 떠받치는 핵심 시설이라는 점은 공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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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의 주 활주로 07·25와 계절별 바람의 흐름을 개념적으로 나타낸 그림. 제주공항은 활주로 측면에서 강한 바람이 불 경우 항공기가 받는 측풍 성분이 커져 이착륙 난도가 높아지며, 기종별 운항 허용 기준을 넘으면 지연이나 복행, 결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활주로 07과 25는 서로 다른 활주로가 아니라 같은 활주로를 반대 방향에서 이용할 때 부르는 명칭이다.AI로 이미지를 형성했다./부두완 기자
전직 항공사 직원은 제주공항에 운항이 집중될 때마다 관제와 지상조업 현장의 긴장도가 크게 높아진다고 전했다. 항공편이 촘촘하게 몰린 상황에서 강풍과 급변풍, 저시정이 겹치면 지연과 결항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공항은 동서 방향의 주 활주로를 사실상 중심으로 운영한다. 제2공항은 남북 방향 활주로로 계획돼 있어 찬성 측은 두 공항이 기상 상황에 따라 상호 보완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활주로 방향만으로 결항과 안전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개선 효과는 풍향과 풍속, 급변풍, 항공교통량, 공역과 관제체계 등을 종합해 전문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찬성 측이 안전성을 제2공항 건설의 핵심 근거로 제시하려면 이를 객관적인 수치와 자료로 입증해야 한다. 정부와 제주도 역시 기존 제주공항과 제2공항의 역할 분담, 결항 감소 효과와 비상 상황 대응체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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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구좌읍 버스정류장에 부착된 제2공항 반대 스티커./부두완 기자
반대 측의 주장을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로만 치부해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

반대 단체와 주민들은 성산 일대의 숨골과 용암동굴 가능성, 지하수 영향, 철새도래지와 조류 충돌 위험, 오·하수 처리 능력 등에 대한 검증이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제2공항이 관광객과 개발 수요를 추가로 불러오면서 교통 혼잡과 생활폐기물, 하수 처리, 물 부족, 주거비 상승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공항의 수용력을 늘리기 전에 제주가 감당할 수 있는 관광객과 개발 규모부터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항의 경제적 효과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동부권 발전에 대한 기대와 별개로 기존 제주시와 서부권 상권이 위축될 수 있고, 개발이익이 도민보다 외부 자본이나 토지 투자자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공군기지 또는 군사기지화 주장 역시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과 법적 근거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핵무기 공항' 등의 극단적인 표현은 주민 불안을 키우고 공론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구좌와 성산 일대 일부 공공버스 정류장에 부착된 '공군기지·제2공항 중단' 스티커도 주민 설득보다 감정적 대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다만 이러한 행동을 반대 도민 전체의 뜻이나 방식으로 확대해석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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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홍식 위원장이 집회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찬성집회 이후에는 양홍식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의 참석과 공개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정의당 제주도당과 반대 단체는 향후 환경영향평가서 동의절차를 다룰 상임위원장이 찬성집회에 참여한 것은 심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찬성 주민들은 양 위원장이 성산읍을 지역구로 둔 의원으로서 11년 동안 재산권과 생활권 피해를 호소해 온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는 예정지 주민을 대표해야 하는 선출직 의원의 책무와 환경영향평가를 심사하는 상임위원장의 공정성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햐 하는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강정범 제주도의원은 이창흠 기후경제부지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가와 지방의 주요 기반시설을 매번 개별 지역의 자기결정권 문제로만 접근하면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제2공항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도민에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행정이 명확한 입장과 근거를 밝히고 도민사회를 설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경학 전 제주도의회 의장도 국가 기반시설의 결정 범위와 관련해 "호남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데 영남권 주민에게 물어봐야 하느냐"는 취지의 비유를 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반대 측은 제2공항이 예정지에만 영향을 미치는 시설이 아니라 제주 전체의 환경과 관광 수용력, 재정과 산업구조를 바꾸는 사업인 만큼 전 도민의 의견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고 맞선다.

예정지 주민의 직접적인 이해와 권리, 제주도민 전체의 자기결정권을 어떤 절차로 조화할 것인지가 위성곤 도정 앞에 놓인 핵심 과제다.

서귀포시가 지역구인 김성범 의원은 앞서 아시아투데이 특별방송에 출연해 제주공항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제2공항 건설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기존 제주공항의 혼잡과 기상 여건을 고려하면 항공 안전과 도민 이동권을 위한 추가 공항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오랜 기간 추진된 국가사업을 충분한 대안 없이 쉽게 취소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제2공항을 둘러싼 입장은 달랐지만 현장에서 만난 도민들의 요구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더 이상 결론 없는 논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정지와 인접 지역 주민들은 국가 기반시설이 주민의 삶과 재산권을 직접 바꾸는 만큼 성산과 구좌, 표선, 남원 등 해당 지역의 목소리를 우선적으로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하거나 유보적인 입장의 주민들은 제2공항이 제주 전체의 환경과 관광산업, 물류·교통, 지역 균형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도민사회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장은 달랐지만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를 놓고 다시 수년을 보내기보다 무엇을 언제까지 검증할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목소리가 같았다.

위성곤 도정이 갈등조정협의회나 공론화 절차를 추진한다면 찬반 입장을 처음부터 다시 확인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의 핵심 검증 항목과 참여기관, 자료 공개 범위, 검증 완료 시한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다.

기존 제주공항과 제2공항의 역할 분담, 공역과 관제 운영, 결항 감소와 안전 개선 효과도 수치로 설명해야 한다. 지역별 경제효과와 예상 손실, 개발이익의 도민 환원 방안, 예정지 주민이 겪은 재산권 제한과 지역 투자 위축에 대한 보상·지원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찬성 측에는 환경보전과 개발이익의 도민 환원 방안을 요구하고, 반대 측에도 제2공항이 무산될 경우 제주 경제와 항공 안전, 도민 이동권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현실적인 대안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민사회는 공론화가 정치적 부담을 분산하거나 결정을 미루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검증 이후 도의회 동의와 도민 의견 수렴을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도 사전에 확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두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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