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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에는 고령화가 바꿔놓은 의료 수요가 있다. 만성질환을 여러 개 가진 고령자들은 한 번의 치료가 아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뒤에도 복약과 재활, 영양, 수면 등 관리가 이어져야 한다. 그동안 병원과 의약품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헬스케어 시장이 고령자의 일상까지 넓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니어케어는 제약업계가 그동안 벌여놓은 여러 신사업을 한곳에 연결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고령자의 생활공간에서는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약을 복용하며 운동과 영양을 관리하는 일이 매일 반복된다. 질환 모니터링과 디지털헬스 등 기술이 활용될 공간이 생기고 건강기능식품이나 복약관리 역시 일상적인 서비스에 녹일 수 있다. 개별 제품을 하나씩 파는 데서 벗어나 여러 사업을 지속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로 묶을 수 있는 것이다.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의 움직임도 이런 방향성을 보여준다. 종근당은 요양시설 '벨포레스트'를 중심으로 시니어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대웅그룹은 병원 치료를 마친 고령자의 일상 복귀를 돕는 단기 체류형 '케어허브'를 선보였다. 차바이오그룹은 생활공간과 커뮤니티, 의료기관을 연결하는 '커넥티드 헬스케어'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장기 돌봄부터 회복, 주거까지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병원 밖에서 고령자와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늘리고 있다.
다만 요양시설과 시니어주거는 이미 수많은 전문기업이 경쟁하는 시장이다. 공간과 인력이 필요하고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제약사가 간판을 달았다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되기 어렵다. 고령화라는 시장의 성장성만 보고 뛰어든다면 수많은 신사업 가운데 하나가 추가되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각 기업이 이미 가진 강점을 시니어케어 사업 안에서 어떤 모델로 구현하느냐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가진 질환에 대한 이해와 의료 네트워크에 디지털헬스와 건강관리 사업을 더하면 기존 돌봄업체와는 다른 모델을 만들어낼 여지가 있다. 병원에서 시작된 치료와 관리를 퇴원 이후의 생활까지 연결하고, 흩어져 있던 제품과 서비스를 하나의 건강관리 체계로 묶는 식이다.
제약업계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수많은 신사업에 뛰어들어 왔다. 다만 시니어케어는 본업에서 멀어지는 다각화가 아닌, 치료 중심의 사업 경계를 환자의 일상까지 넓힐 수 있는 기회다. 따라서 시장 진출 자체보다 기존 사업과의 연결고리를 얼마나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기업들의 시니어케어 진출이 단순히 새로운 시설사업의 추가에 그치게 될지, 본업과 맞닿은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